삼성SDI·LG엔솔 가동률 50%대···SK온도 하락 전망전기차 시장 수요위축 본격화, 배터리 덩달아 감소하반기 캐즘 회복 기대···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듯
14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전년 대비 12~18%포인트(p)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며, SK온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SK온을 제외한 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SDI의 공장 가동률이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SDI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58%로, 전년 동기(76%) 대비 약 23.6%p 감소했다. 다만 삼성SDI의 가동률은 대부분 소형전지와 관련된 것으로,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중대형 전지 등 전체 공장 가동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1년 전(69.3%)보다 16.5%p 떨어진 57.8%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 캐즘에 빠지기 전인 2022년(73.6%)과 비교하면 21.4%p 떨어진 수준이다.
SK온은 아직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사업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가동률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인 포드가 전기차 생산을 크게 감축한 만큼, 지난해 SK온의 공장 가동률도 상당 폭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SK온은 지난해 상반기 53%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7.8%) 대비 39.6%p 떨어지고, 2022년(86.8%)과 비교했을 때 38.9%p 하락한 수준이다.
이번 가동률 하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위축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주요 고객사는 테슬라와 포드, 폭스바겐 등인데 이들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연달아 감산에 나서면서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감소했다.
SK온의 주요 고객사인 포드는 자사 순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대폭 줄였다. 이번 결정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생산 중단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올해 1월 6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역시 지난해부터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하며 배터리 발주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PowerCo)'는 지난해 9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생산라인 축소를 결정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10곳 중 3곳을 폐쇄하며 위기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세운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약진과 가격 경쟁 심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BYD(비야디)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이 저렴한 LFP 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주요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분석에서다.
중국은 자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 업체들을 뛰어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28GWh로, 1년 전보다 26.5% 늘었다.
1위는 중국 CATL의 점유율이 25.6%에서 28.5%로 상승했고, 사용량도 40.4% 증가했다. CATL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6위인 BYD도 배터리 사용량 증가율 28.9%를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도 기존 5.7%에서 5.8%까지 늘렸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43.8%에서 37.9%로 하락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를 찾아 올해 하반기부터 캐즘 현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명 사장은 "1분기나 상반기가 저점이라고 보고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최주선 대표는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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