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벗어날 새 전환점 마련해야 대학 입시제도 일침···"성적 외 다양한 기준 세우자"균형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거점도시 육성도 제안
이 총재는 14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2024)'에 연사로 나서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그 결과가 지역별 균형을 이루도록 유도한다면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초저출산율(0.75%), 과도한 수도권 인구 집중, 입시경쟁 과열이 서로 깊이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인구소멸, 항구적 마이너스 성장, 사회갈등의 폭발, 청년들의 기회 및 자신감 상실 등 우리 사회가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작용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거점도시 육성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라는 다소 파격적인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며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준 높은 교육·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거점도시와 주변 중소도시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실질적인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토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2개에서 많아야 6개의 거점도시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분석됐다"며 "소수의 지역 거점도시에 병원, 영화관, 스포츠센터 등 핵심 인프라와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도권에 버금가는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 총재는 "그동안 수차례의 대입제도 개편이 이루어졌지만 입시경쟁 과열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며 "지역별 비례선발제가 도입되면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교육 환경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교육을 통한 사회 이동성이 확대되고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 억제로 출산율 반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제도는 정부의 정책 변화나 법·제도 개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주요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실행할 의지만 있다면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며 "또한 대학에 더 많은 입시 자율권을 보장해 단순히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가 아니라 보다 다양한 기준을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오늘 강연에서 강조한 기후변화와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며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투자와 지혜를 모은다면 비수도권 거점도시 육성과 청년이 살기 좋은 녹색도시 조성이 조화를 이루며 결혼·출산 환경과 기후변화 대응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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