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GS건설, 배당 재개··· DL이앤씨 14.1% 확대삼성물산·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전년 수준 유지
17일 뉴스웨이가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현금·현물 배당 결정 공시를 분석한 결과, 7개 사의 평균 순이익은 22.2% 감소했지만 배당총액은 7157억원으로 전년대비 30.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시가총액이 20조원으로 독보적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600원, 우선주 2650원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0원씩 인상된 금액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2.2%, 우선주 3.0%로 1년 새 0.2%p, 0.4%p씩 늘었다. 확정된 배당총액4255억원은 순이익의 15.4% 규모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은 주당 가치 상승을 위해 총 932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삼성가(家) 또 다른 건설사이자 업계 시총 2위(3조6700억원)인 삼성E&A는 2013년 이후 12연 만에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기준 결산 배당 규모는 보통주 1주당 660원으로 총배당금은 당기순익의 20.3%인 1293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3.9% 수준이다. 삼성E&A는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지배지분 순이익의 15~2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내용이 담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형 손실 인식으로 연결 기준 1조2634억원의 영업적자와 7662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떠안았음에도, 전년과 동일한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가 전년대비 0.1%p 감소한 1.7%, 우선주는 0.6% 증가한 1.9%로 배당총액은 675억원 규모다.
DL이앤씨는 올해 보통주 1주당 540원, 우선주 1주당 590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원씩 오른 액수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1.7%, 우선주 3.6%로 각각 0.3%p, 0.7%p씩 늘렸다. 배당총액은 작년 순이익의 10.0%인 230억원으로 전년보다 14.1% 늘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초 내놓은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2026년까지 연간 순이익의 25%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했다.
GS건설은 흑자 전환과 동시에 배당을 재개하며 주주환원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 2023년 붕괴 사고로 인해 4195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한 차례 배당을 건너뛰었지만 지난해 다시 2649억원의 당기순익을 일으키면서 총 254억원 배당(주당 300원, 시가배당률 1.7%)을 결정했다. 다만 이는 2022년 기록한 배당액 1103억원(주당 1300원, 시가배당율 5.7%)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순이익이 1년 만에 9.9%(171억원) 감소했지만, 전년과 동일한 1주당 700원, 총 449억원 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3.7%로 전년(4.8%)보다 낮아졌다.
대우건설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체제에서 산업은행으로 매각된 2010년부터 15년째 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총 상위 대형사들의 이 같은 주주 친화적 행보에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불황 속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일부 대주주와 오너일가에 몰아준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업황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A 건설사 현장직 관계자는 "회사는 주주를 위해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의 성과급 요구에는 경영 실적 악화를 내세운다"면서 "전직원에 성과급을 나눠 주더라도 배당총액의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기업 IR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거론되면서 경영상 리스크가 늘었고 주주 여론 및 주가 관리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주가 관리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배당 규모를 유지·확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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