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는 이번 인사를 두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의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고 지적한다. 실제 류 대표는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 다날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김 창업주와 처음 만났다. 당시 다날은 김 창업주의 케이큐브벤처스 투자를 받았다. 그러던 중 2018년 카카오모빌리티 전략부문 부사장으로 김 창업주 사단에 합류했다.
2019년 공동 대표에 올라 이듬해부터 단독 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가맹택시 등 기존 사업부터,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발굴까지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문제는 회사가 최근 다수 논란에 휘말리면서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카카오T 앱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가맹 택시를 우대한 게 아니냐는 '콜 몰아주기' 혐의 ▲이를 거절할 시 카카오T 앱 호출 서비스를 차단하는 '콜 차단' 혐의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3년 2월 콜 몰아주기 혐의를 불공정 행위로 인정해 카카오모빌리티에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콜 차단' 혐의에도 151억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지난해 초에는 '분식회계' 의혹까지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자로부터 받은 가맹 수수료 20% 모두 매출로 잡는 총액법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광고비 등 명목으로 가맹택시 사업자에 돌려주는 16~17%를 제외하고 나머지 3~4%만 매출로 인식해야 한다고 봤다.
금융당국은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때 당국은 류 대표의 해임까지 권고했다.
업계에서는 즉각 류 대표 책임론이 대두됐다. 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해 류 대표의 사임은 정해진 수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류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는커녕, 1년 임기를 연장했다. 회사 측은 당장 류 대표를 대체할 인재가 없다고 설명하면서, 그가 회사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어 지금 물러나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약속한 1년의 세월이 가고, 류 대표는 또다시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임기 연장안이다. '회사 이름을 갈 각오'로 임하겠다던 김 창업주의 그룹 차원 쇄신 전략도 의문이 남는다.
대표의 리더십은 단순히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회사는 이를 염두에 둔 인사를 해야 한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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