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연체율 낮아졌지만 취약차주 상환능력은 저하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일부 건설사 신용리스크 부담금융시스템 대체로 안정적··· "구조개혁 노력 뒤따라야"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p) 상승하며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연말 부실채권 정리 영향 등으로 다소 하락하면서 전 금융권의 연체율(0.93%)은 소폭 낮아졌다.
반면 차주수 기준으로 취약차주 비중(6.6%→6.9%)과 잠재 취약차주 비중(17.5%→17.6%)은 모두 오름세가 유지됐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차주, 잠재 취약차주는 취약차주의 특성에 근접한 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중소득 또는 중신용, 이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를 뜻한다.
기업 연체율도 향후 내수 경기 및 지방 부동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개인사업자 및 건설·부동산업 등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에 근접하며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꾸준히 상승해온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이 지난해말 하락 전환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지난 2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 안정화를 위해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등을 통해 DSR 중심의 여신 관리체계 개선·내실화 방안 등도 발표했다. 다만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다소 개선된 가운데 복원력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재무상태가 취약하고 지방 사업장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일부 건설사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비수도권 소재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향후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수록 부실(우려) 사업장이 늘어나며 자산건전성 개선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는 내수 및 업황 회복 속도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정성은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 모두 규제비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유동성 비율도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지방 주택매매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2월 이후 서울 등 일부 선호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뙨 이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지방 주택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매수심리가 약화되고 매매거래량도 축소된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수도권 등 여타 지역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될 움직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2월 19.1로, 소비 및 투자 심리 부진 등으로 2022년 6월 이후 주의 단계(12~24)에 계속 머물러 있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4년말 28.7로, 민간신용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이번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한 황건일 한은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일부지방·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황 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 하에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취약부문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리 인하 기조에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을 위한 금융여건 완화가 취약부문에 대한 구조개혁을 지연 또는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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