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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K-치킨 글로벌 성적표 보니···bhc·BBQ '웃고' 교촌 '울고'

유통·바이오 식음료 치킨 삼국지

K-치킨 글로벌 성적표 보니···bhc·BBQ '웃고' 교촌 '울고'

등록 2025.05.30 13:52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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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만개 돌파···수익성 정체에 내수 한계 직면bhc·BBQ 선전···교촌은 실적 부진에 전략 수정"시장 여건 맞춘 전략·운영 성과, 향후 경쟁력 기준"

K-치킨 글로벌 성적표 보니···bhc·BBQ '웃고' 교촌 '울고' 기사의 사진

포화된 내수 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맞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등 주요 3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3만개로 10년 사이 약 70% 증가했다. 그러나 출점 증가세에 비해 소비 여력은 둔화되고, 배달 수수료와 원가 부담은 커지면서 점포당 수익성은 정체되고 있다.

bhc는 2024년 국내 매장 수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가운데, 매출이 전년 대비 4.3% 감소하며 성장 정체를 겪었다. 교촌치킨은 같은 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8.6% 줄어들며 내수 중심 구조의 수익성 한계를 노출했다.

BBQ는 직영점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41.3% 늘리며 선전했지만, 역시 포화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이에 따라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 3사는 해외 법인 설립, 직영점 운영,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bhc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고속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8년 홍콩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6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까지 2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으로 10개국 50개 매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LA 파머스 마켓에 북미 1호 직영점을 연 bhc는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318%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도 18.7%로, 국내외 통틀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 메뉴 '뿌링클'은 누적 판매 100만 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K-치킨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후속 신메뉴 '콰삭킹'은 출시 두 달 만에 100만개가 판매되며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bhc는 2024년 사명을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변경하고,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창고43·큰맘할매순대국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통해 단일 치킨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종합 외식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BBQ는 미국과 중국을 양축으로 대형 시장 중심의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57개국에 약 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에서는 31개 주에서 약 25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워싱턴 D.C., LA 등 주요 도시에 직영점을 운영하며, 최근에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등 중소 도시로의 확장도 진행 중이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전체 해외 소비자 매출의 75%를 차지하며 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베이징·청두·칭다오 등 8개 전략 도시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현지 사업자들과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일부 도시에 직영 또는 시범 매장을 순차적으로 개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1000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하며, 현지 입맛에 맞춘 매운 소스와 로컬 메뉴를 개발하고, 본사와 동일한 물류 및 교육 체계를 적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BBQ는 옐프(Yelp)가 발표한 '2024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순위에서 7위에 오르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또한 미국 외식 전문지 'QSR 매거진'과 레시피 기반 미디어 '테이스트 오브 홈' 등에서 후라이드 치킨 품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등,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반면 교촌치킨은 2007년 미국 진출 이후 18년째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캐나다, UAE 등 7개국에 8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선전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거점을 마련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교촌 미국 법인은 올해 1분기 약 10억3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약 9억6300만원에 달했다. 중국 법인 역시 같은 분기 3억6000만원의 적자를 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9.9% 줄었다. 글로벌 부문의 점포당 성과는 시장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그쳐 아직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 같은 해외 사업 부진은 교촌의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분기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연도별 영업이익은 2022년 88억원, 2023년 248억원, 2024년 152억원으로, 실적의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교촌은 최근 해외 사업 부문을 글로벌 조직으로 통합하고, 권원강 창업주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수익성 중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단순히 가맹점을 늘리는 게임이 아니라, 품질 관리, 현지화, 수익 구조까지 아우르는 종합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라며 "시장별 여건에 맞춘 전략과 운영 성과가 향후 경쟁력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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