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관세 인상 예고에 국내 철강기업은 수출에 미칠 영향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기존에 붙은 25%의 관세만으로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 숫자가 두 배로 불어나자 긴장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US스틸 공장에서의 연설 중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3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만 언급했으나, 이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알루미늄도 이번 조치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업계에선 관세 부과로 사실상 대미 수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판매가격 인상에서 수요 위축,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철강업계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라 관세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미국 내 수요가 위축되고 현지 판매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향(向) 비중은 약 13%에 이른다.
또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000만달러) ▲멕시코(35억달러) ▲브라질(29억9000만달러) ▲한국(29억달러) ▲독일(19억달러) ▲일본(17억4000만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관세 부과에 따른 악재는 이미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1~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급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철강·알루미늄 대미 수출이 1.4%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에 한 발짝 다가선 것도 우리 기업엔 달갑지 않은 대목으로 꼽힌다. 거래 종료 후 일본제철이 현지 생산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면 자동차 강판, 강관류, 도금강판 등 핵심 영역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은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자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고율의 관세로 인해 현지 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가 이번 방침을 관철시킬지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관세율 25% 상황에서는 허점이 있었다"며 "50%로 인상한 이번 조치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인수 건을 놓고는 "일본제철의 대미(對美) 철강산업 투자액이 14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이른다"면서 "미국 철강 역사상 가장 큰 투자이며, 대부분이 14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해고나 아웃소싱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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