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식품·콘텐츠로 외연 확장···'포스트 패션' 전략 본격화LF·신세계인터·한섬, 뷰티 강화···코오롱FnC, 산업안전화 공략"융합이 성장 열쇠"···패션업계,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진화 중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와 브랜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연작, 비디비치, 뽀아레, 딥티크 등 약 30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색조 브랜드 '어뮤즈'를 713억원에 인수했다. 특히 어뮤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414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131억원을 기록해 연간 4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은 경기나 기후 변화에 민감하지만, 뷰티는 계절성 부담이 적고 이익률도 높다"며 "화장품 부문은 단순 보완재가 아닌,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회사는 조직을 '패션'과 '뷰티&라이프스타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바 있다.
LF 역시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앞세워 뷰티 시장에 진입한 이후, 일본 큐텐과 돈키호테, 대만, 폴란드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패션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망 사업 중 하나로 코스메틱 분야를 선정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라며 "패션 비즈니스를 통해 축적한 브랜드 매니지먼트 역량을 확대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미래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F는 화장품을 넘어 식품, 금융, 부동산 등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2023년 1분기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의류 등 상제품에서 발생했지만, 2025년에는 해당 비중이 75.6%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금융·부동산 및 식품 부문 등 비패션 부문 비중은 8.3%에서 24.4%로 약 3배가량 뛰었다. 이는 LF가 '패션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식품 부문에서는 B2B 유통 채널 '모노마트'와 프리미엄 HMR 브랜드 '한반'이 외형 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수도권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개발도 계열사 코크렙안양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LF 전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한섬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제품군을 남성용, 자외선 차단, 클렌징 등으로 확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해 원가 구조 효율화 및 생산 내재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코오롱FnC는 '엠퀴리' 브랜드를 통해 자외선 차단제 중심의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여기에 산업안전화 및 특화 취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는 지난해 대비 2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산업안전화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낚시 전문 브랜드 '웨더몬스터' 역시 니치 마켓을 공략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워크화와 같은 기능성 제품은 충성도 높은 수요층이 형성돼 있어 브랜드 다각화에 유리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F&F는 콘텐츠 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설립한 'F&F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K팝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기존 패션 브랜드로 확보한 브랜딩 및 유통 역량을 콘텐츠 산업에 접목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확장을 노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에서 쌓은 글로벌 성공 공식과 브랜딩 경험을 콘텐츠 산업에 적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자동차 부품사인 '한세모빌리티'(구 이래AMS)를 인수하며 제조업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김익환 대표는 "패션 산업에서 축적한 제조·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5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은 경기와 유행, 기후 변화에 민감한 산업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비패션 사업의 비중 확대는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특히 뷰티, 식품, 콘텐츠 등은 기존 패션 자산과 연계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각 사업 간 융합 전략이 기업의 지속 성장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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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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