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힘주는 삼성전자···볼리도 이르면 이달 출시

반려 로봇 볼리, 이르면 이달 시장에 출시할 듯

이사진 재정비하고 美 로봇 기업에 대규모 투자

"정밀한 기술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 선점 전략"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행사장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AI 동반자 '볼리'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향후 회사를 이끌 미래 먹거리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점찍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CES2024에서 공개했던 반려 로봇 볼리도 이르면 이달 한국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래 성장 동력으로 휴머노이드 사업을 낙점했다. 지난해 말에는 로봇 관련 투자와 조직 개편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졌고, 올해부터는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제품 출시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전날 미국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스킬드AI'에 1000만달러(약 136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서는 스킬드AI가 45억달러(약 6조원) 수준의 기업 평가 가치를 바탕으로 진행 중인 시리즈B 자금 모집에 삼성전자가 참여해 소수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대표 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1년 설립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콜옵션을 행사해 보유 지분을 기존 14.7%에서 35%로 확대하며 2대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도 신설했다. 이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미래 로봇 개발을 위한 조직적 기반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차세대 로봇 기술 전반을 전담하고,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사진도 관련 전문가로 재정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로봇계 권위자로 불리는 조혜경 한성대학교 교수를 영입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6년에는 한성대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한국로봇학회 19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로봇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볼리 사전등록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삼성전자 미국 공식 홈페이지

이에 따라 지난 CES2024에서 공개했던 반려 로봇 볼리의 출시 일정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볼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율주행하며 사용자를 따라다니고,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거나 일상 생활을 보조하는 컴패니언(동반자) 로봇이다. 특히 듀얼렌즈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이나 천장, 바닥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의 화면을 투사할 수 있으며, 사용자 얼굴 각도를 인식해 시청 환경도 조절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르면 이달 볼리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전자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볼리의 사전 등록 웹페이지가 열렸다. 이곳에서 이름과 이메일 등을 입력하면 향후 출시 일정과 구매 정보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가격과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센서와 연산 칩, 제어 알고리즘이 정밀하게 맞물려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술을 모두 상용화할 수 있다"며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결국 자사 기술력을 기반으로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