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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입 NO, 경력만 오세요"

등록 2025.06.19 10:00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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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에 美·中 리스크까지 '삼중고'업황 둔화에 채용 축소···인재공백 장기화 우려"신입은 부담···바로 일할 수 있는 경력직 선호"

편집자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소연의 배터리ZIP]입니다. 요즘 배터리 업계를 두고 자주 언급되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인데요.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조(兆)단위의 실적을 올리며 거침없이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산 저가 공세,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산업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여파는 채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벼랑 끝에선 K배터리의 현실을 낱낱이 살펴봤습니다.

"신입 NO, 경력만 오세요" 기사의 사진

"올해 배터리 업계 채용이요? 없다고 봐야죠. 있어도 대부분 경력직이고요. 신입사원 채용은 여건이 안돼서 힘들어요." 최근 만난 한 취재원의 말입니다. 배터리 업계 채용 계획에 대해 묻자, 잠시 말을 고르던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예상치 못한 답변은 아니었습니다. 약 2주 전부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채용 계획에 대해 취재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모두 "당분간은 어렵다"였습니다.

배터리 업계를 두고 사람들은 '사면초가'에 놓였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는 물론, 예전만 못한 전기차 수요 둔화,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리스크까지 이른바 삼중고에 내몰린 겁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2022년까지만 해도 역대급 수주랠리와 조(兆) 단위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말부터는 전 세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국내 대표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4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죠. 한때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산업이 지금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불황이 길어지자 업체들이 가장 먼저 칼을 댄 건 채용입니다. 일단 인건비는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정이 용이합니다. 예를 들어 설비투자(CAPEX)는 일단 규모가 정해지면 이후에 이를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일부 공정이나 자재를 조정해 비용을 조금 줄일 수는 있지만, 전체 투자 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용은 계획했던 인원을 뽑지 않거나 일정을 미루는 것만으로도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나게 됩니다. 채용을 하지 않으면 인건비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교육이나 장비 등의 부가적인 비용도 함께 절약되기 때문이죠.

또 다른 취재원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지금은 여유 있게 사람을 키우는 단계가 아니라, 기업 자체의 생존 전략을 짜야하는 시기에요. 그래서 인력이 필요하더라도 신입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경력직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실제 국내 A사는 지난해 상반기 개발, 영업, 엔지니어링, 기획·전략 등 전 부문에 걸쳐 신입사원을 고루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기술직에 한해서만 채용이 이뤄졌고, 나머지 직군은 채용을 보류했습니다.

B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총 3개 부문 26개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채용했지만, 이듬해부터는 채용 규모와 범위를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올해는 계열사 한곳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대부분은 경력직 위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제 인재 확보도 당장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중심으로 좁혀지는 분위기입니다.

기업들이 채용 문을 좁히는 건 일시적인 생존 전략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된다면 배터리 산업의 인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겠지만, 중장기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인재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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