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서 26SS 글로벌 수주회 개최남녀노소 아우르는 제품군 강화 및 디자인 혁신 추진인도·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글로벌 인재 영입 가속화
LF는 지난 21일부터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에서 2026년 봄·여름(26SS) 글로벌 수주회를 개최하고, 브랜드 방향성과 시즌 컬렉션을 주요 국가 바이어들에게 선보였다. 기존과 달리 쇼룸이 아닌 플래그십 매장에서 수주회를 연 것은 브랜드를 단순히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바이어들의 시각과 반응을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려는 의도에서다.
LF 관계자는 "수주회 공간을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 옮긴 이유는, 바이어들을 단순한 유통 파트너가 아닌 '2차 고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헤지스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컬렉션은 영국 헤리티지에서 출발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젊고 감각적인 방향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왕실의 여유로운 일상을 모티브로 한 '윈저 캐슬' 테마, 여름 휴양지 감성을 반영한 '실리 제도', 스포츠 헤리티지를 차용한 '잉글랜드 월드컵' 캡슐 라인 등 세 가지 테마가 중심을 이룬다. 컬러와 그래픽, 소재는 각 테마별로 통일감을 유지하며 모든 제품군에 적용된다.
소재는 기능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린넨에 폴리를 혼방하거나 시어서커 외관에 기능성 패브릭을 사용하고 데님은 두께감과 스트레치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우종욱 헤지스 디자인실장은 "아이비룩의 외형은 유지하되 착용성과 활용성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군은 남성·여성 중심에서 키즈와 펫까지 확대되며 시즌 테마 기반의 통합 기획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에는 의류와 잡화가 각각 다른 부서에서 기획됐지만 올해부터는 하나의 디자인 콘셉트 아래 공동 기획·전시된다. 매장 구성 역시 층별 연계성을 강화해 소비자 경험을 높였다.
최우일 헤지스사업부장은 "헤지스는 본래부터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브랜드를 지향해왔고, 이제 그 실행 단계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가족이 함께 방문해 브랜드를 경험하고, 각각의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구성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스는 제품 전략과 함께 디자인 감성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인재 영입도 추진했다. LF는 미국 출신 디자이너 벤자민 브라운을 새롭게 영입해 다음 컬렉션부터 공동 작업을 시작한다. 벤자민은 오는 8월 한국에 장기 체류하며 소비자 인터뷰와 현장 조사를 병행한 뒤 한국적 감성과 글로벌 취향을 결합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유통망 확대도 병행 중이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현지에 약 5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만(18개), 베트남(10여개), 러시아(2개) 등지로 확장하는 가운데 인도 시장에는 올해 하반기 벵갈루루 또는 뉴델리에서 1호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LF는 향후 중동, 유럽, 북미 지역 진출도 검토 중이다.
안용섭 해외사업부장은 "헤지스는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 고객의 생활 방식과 정서에 맞는 브랜드로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동남아를 비롯해 러시아, 인도 등 전략 거점에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지스는 지난해 국내외 통합 기준 매출 약 9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연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LF는 제품과 감성, 유통 채널을 동시에 강화해 헤지스를 K패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우일 사업부장은 "헤지스는 정형화된 고급 캐주얼에서 벗어나 글로벌 고객의 다양한 감성과 취향을 반영하는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다"며 "고객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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