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대출 1.3% 감소하나은행·우리은행 소호대출 축소···포트폴리오 조정 일환연체율 우려에도 하반기 중소기업·신성장사업 금융지원 활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기업대출은 총 72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조원(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553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7000억원 증가했으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호대출은 4조원(1.3%)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반기 각각 2.50%, 3.20% 기업대출을 확대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KB국민은행(2.30%)과 하나은행(2.30%)이 가장 적극적으로 늘렸으며 신한은행도 0.40% 늘어났다.
반면 소호대출에는 은행들이 소극적이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조1000억원(1.20%) 증가했으나 신한은행은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소호대출이 감소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소호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9.4% 대폭 축소돼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0.90% 늘어났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자산 건전성 강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 일환으로 일시적으로 소호대출을 축소했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시중은행 대비 부동산 임대업 관련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당행 33.4%, 시중은행 평균 29.5%) 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임대업 중심의 여신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제조업, 신성장 산업, 첨단산업 등 생산적 부문 중심으로 자산구조를 전환해 새 정부의 의도에 맞게 실물경제 중심의 금융지원에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시중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약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대 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 2022년 2분기 0.20%에서 2023년 0.3%대, 2024년 0.4%대를 넘어선 뒤 올해 2분기 말 0.5%까지 올랐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0.59%로 0.6%대에 육박했다. 하나은행도 중기대출 연체율과 소호대출 연체율이 각각 0.54%, 0.51%로 0.5%대를 넘겼다.
강재신 하나금융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체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하반기 역시 추세가 꺾이지 않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충당금 전입액 쪽에서 흡수 가능하도록 선제적 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이 대통령의 '이자놀이 지적'에 이어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생산적 투자에 나서달라"고 당부하자 적극적인 준비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에 107억원을 추가로 특별출연해 4200억원 금융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311억원에 이어 하반기 107억원을 추가로 특별출연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신용보증기금과 우수·창업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지난 29일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출연금 55억원을 재원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이달 기술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 대상 미래성장산업 육성 및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KB국민은행은 총 50억원을 출연해 협약보증서를 담보로 약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은행의 건전성 관리만 본다면 중기대출과 소호대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단 정부가 실물경제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신경쓰며 금융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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