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NH·우리證, IB·브로커리지 성장에 '호실적' KB·하나證, 트레이딩 부진·충당금 적립에 역성장하반기 변수는 '정책 추진력'···일관성 있는 정책 필요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계열 소속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1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국장 활성화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수익이 확대된 가운데 IB 부문의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실적이 늘어난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상반기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동기대비 25% 늘어난 207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40% 늘어난 1510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확대된 4166억원을 기록해 실적을 견인했고, IB부문의 수수료가 지난해 동기보다 26.5% 늘어난 1093억원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수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465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IB부문에서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1719억원) 94.53% 늘어난 334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 등의 유상증자 주관을 맡았고, 채권금융에서는 호텔신라와 메리츠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을 맡아 대형 딜을 성사시켰다.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우리투자증권도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상반기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8% 증가한 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순이익이 12억원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2분기 1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부진을 만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IB부문에서 396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확대됐고, 지난 3월에는 MTS(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을 오픈하고 브로커리지 수익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KB증권은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한 3389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을 비롯한 WM부문, S&T부문 등에서는 일제히 지난해 동기 대비 수익이 성장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반영 등 자산건전성 제고 조치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KB증권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200억원, 62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나증권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0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은 315억원에 그쳐 직전 분기 대비 58.2% 급감했다. 금리 연초효과로 인한 트레이딩 부문 수익 둔화와 해외 자산에 대한 보수적 손실 인식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핵심 변수로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력이 꼽힌다. 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대주주 요건 강화와 배당소득 과세 확대 방안이 포함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 1일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급락한 3119.41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도 32.45포인트(4.03%) 하락한 772.79에 장을 마쳤다.
대주주 기준이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 등으로 세수 부담을 우려한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거래대금과 직결되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거래대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위탁매매 부문은 투자자 유입과 이탈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변동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본시장 정책 추진 속도와 제도 변화의 방향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정책 추진 속도와 자본시장 제도 방향성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최근 세제와 규제 변화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만큼 일관성 있는 정책 시행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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