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DL이앤씨 공사 현장 중단···건설 경기 '꽁꽁'주요 은행 건설업 연체율 급증···지방은행 평균 1% 넘겨하반기 건설 경기 '악화' 전망···은행권 "건전성 생각할 것"
14일 국내 은행들은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공사 현장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전국 44곳 사업장의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각 현장의 안전 작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치는 DL건설이 시공하는 한 공사 현장에서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공능력 평가 7위인 포스코이앤씨에서도 인명사고가 일어나면서 전국 103곳 사업장 모두 현장 공사가 무기한 중단됐다.
연이은 건설사 영업정지로 관련 업계가 얼어붙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의 전국 150여 개 공사 현장이 일시 중단되면서 관련 기업 및 인력들의 일감도 뚝 끊긴 것이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의 등록 협력사가 2100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경기 부진 영향은 은행에도 직접적인 건전성 영향을 주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12%로 전 분기보다 0.08%포인트(p)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전분기 대비 0.24%p 오른 0.88%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동기간 0.15%p 오른 0.72%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각각 2017년 3분기, 2019년 1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다.
부산·경남·전북·광주·iM뱅크 등 주요 지방 거점 은행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방 은행의 경우 건설 및 부동산업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 건설업계 부진이 은행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5대 지방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평균 1.05%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4%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업계에서는 은행 연체율이 1%를 넘어서게 되면 건전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1%를 넘었다는 건 지방 은행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건설업 부실이 확대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더욱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망에서도 건설 경기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403곳의 종합건설사가 폐업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동아건설 등 10곳이 넘는 중견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 등의 공사 현장이 중단되면서 건설업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하반기 은행권은 건설 업계에 대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서 중소기업의 신용 위험지수는 19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은 8, 가계는 14로 나타났다. 신용위험지수는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에 대해 국내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가 판단한 수치로 클수록 위험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에서는 건설·부동산업, 경기민감업종 등에서 부실여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업대출 신용위험이 상승할 때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왔고 대출 태도 강화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업종별로 건설 경기 부진에 따라 건설업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은행도 부담이 커져 건전성을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건설사들이 중대재해 사고로 공사 현장이 전면 중단되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는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이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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