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대미 수출 감소폭 韓 4.6%로 둔화, 日은 28%↓일본 車업체 관세 흡수 한계로 판매가격 인상 영향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확장 수익성·점유율 방어
21일 자동차 업계와 일본 재무성 등에 따르면 일본의 7월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 감소한 1조7285억엔(약 16조4000억원)이었다.
전체 대미 수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28.4% 줄어든 4220억엔(약 4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출 대수도 3.2% 감소한 12만3531대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수출액을 대수로 나눈 평균 단가는 26.1% 줄어든 341만엔(약 3230만원)으로 5개월 연속 작년 같은 달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이는 대형차 수출 대수는 줄어든 반면, 소형차 수출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이 낮은 차종을 우선 수출하거나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비용을 흡수하는 등의 관세 대응책을 펴왔다.
일본은 지난달 미국과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줄이기로 합의했으나, 실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가 관세를 흡수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미국 판매가격을 인상한 상태"라며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향후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물량 부문의 감소가 보다 뚜렷하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내 자동차의 7월 대미 수출액은 23억2900만 달러(약 3조2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6% 줄어드는데 그쳤다.
자동차 대미 수출은 ▲3월 27억8000만 달러(-10.8%)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1600만 달러(-27.1%) ▲6월 26억9000만 달러(-16.0%) ▲7월 23억2900만 달러(-4.6%) 등 관세 영향으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6월 대비 감소폭을 크게 둔화시켰다.
이는 지난달 29% 가까이 줄어든 일본과 상반된 모습이기도 하다.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선제적 차원에서 미국 현지 판매가격 인상에 나선 반면,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판매가격을 유지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7월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감소폭을 줄이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7월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대비 17.0% 늘어난 4만3685대를 수출했고, 전기차는 12.3% 증가한 2만2371대를 수출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현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101만2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 현대차그룹도 올 1~7월 전년보다 45.8% 늘어난 16만4913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미국에 팔았다. 이에 미국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1.8%에서 15.7%로 높아졌다.
미국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종료하기로 하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을 늘려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판매가가 10%가량 비싸 수익성은 더 높다"며 "보조금 폐지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꺾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확대로 관세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며 점유율도 지켜나가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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