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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5000원 넘으면 안 팔려요"···대형마트, '초저가 전면전' 돌입

유통·바이오 채널

"5000원 넘으면 안 팔려요"···대형마트, '초저가 전면전' 돌입

등록 2025.08.22 15:26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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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홈플러스·킴스클럽 PB 상품 강화통합매입·글로벌 소싱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지속 가능한 저가 경쟁과 구조 변환 압박

8월 13일 수요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5K PRICE(오케이프라이스)'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가 32년간 축적한 상품 개발 노하우를 집약해 전 품목을 5천 원 이하로 구성한 새로운 PL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를 14일 론칭한다. '5K PRICE' 상품의 가격은 880원부터 4980원으로 모두 5천원 이하다. 대표적으로 '카놀라유(500ml)', '해바라기유(500ml)'는 3,480원에 '포도씨유(500ml)', '올리브유(250ml)'는 4,98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과자류는 980원, 1980원, 298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사진=이마트 제공8월 13일 수요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5K PRICE(오케이프라이스)'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가 32년간 축적한 상품 개발 노하우를 집약해 전 품목을 5천 원 이하로 구성한 새로운 PL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를 14일 론칭한다. '5K PRICE' 상품의 가격은 880원부터 4980원으로 모두 5천원 이하다. 대표적으로 '카놀라유(500ml)', '해바라기유(500ml)'는 3,480원에 '포도씨유(500ml)', '올리브유(250ml)'는 4,98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과자류는 980원, 1980원, 298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사진=이마트 제공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들이 '초(超)가성비'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브랜드(PB)와 델리 제품을 중심으로 5000원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국 개인서비스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외식 물가가 6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가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식사를 찾기 위해 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매장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최근 새로운 자체브랜드(PB)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를 론칭했다. 모든 제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하고, 가격대는 880원부터 4980원까지 세분화했다. 단순히 싼 가격이 전부가 아니다. 통합매입, 글로벌 소싱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일부 상품은 기존 브랜드 대비 최대 70%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마트는 연내 해당 브랜드를 250개 품목으로 확대해 전국 매장과 에브리데이 370개 지점에서 동시에 운영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델리(조리식품) 전략을 강화하며 초저가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한 5000원대 도시락, 파스타, 덮밥 등 즉석식 메뉴가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최근 메뉴와 수량을 대폭 확대했다. 대표 메뉴인 '고백스시'는 누적 판매량 33만 팩을 돌파했고, 지난 7월에 출시한 파스타 2종은 일주일 만에 일부 점포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질 정도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990원부터 5990원 사이에 포진된 30여 개 메뉴가 1020세대 고객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며 "MZ세대 매출이 최대 167%까지 뛰며 델리 코너가 사실상 모객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계열의 킴스클럽도 초저가 전쟁에 뛰어들었다. 전제품 3990원인 '델리 바이 애슐리'는 출시 직후부터 초저가 조리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했고, 킴스클럽 내 해당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224% 급증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상반기 매출 276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9%의 성장률을 보이며 외형을 키웠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초저가 전략에 속속 합류하는 배경에는 다이소의 성공이 있다. 5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전국 매장을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연 매출 3조 96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711억원으로 41.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9.35%에 달했다. 저마진·고회전 구조를 통해 충성 고객층을 형성한 전형적인 사례다. 유통업계가 이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다.

업계는 초저가 전략이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유통 구조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합물류, 글로벌 소싱 등을 통한 원가 절감이 체계화되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한 저가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출혈 우려도 제기된다. 마진을 줄여 유입한 고객이 일회성에 그칠 경우, 유통 채널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는 이번 '5000원 경쟁'이 일시적 할인 전쟁이 아닌, 체질 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전략은 단기 판촉이 아니라 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라며 "가격에만 의존하면 지속 가능성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신뢰 가능한 품질과 제품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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