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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생·손보사 제3보험 경쟁 격화, '빅 블러'가 던진 숙제

오피니언 기자수첩

생·손보사 제3보험 경쟁 격화, '빅 블러'가 던진 숙제

등록 2025.08.29 15:58

수정 2025.08.29 16:09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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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빅 블러 현상, 기존 업권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

보험업계도 생명보험-손해보험 간 경계 약화

디지털화와 판매채널 다변화로 경쟁 심화

숫자 읽기

올해 5월까지 생보사 제3보험 초회보험료 4233억원

손보사 동기간 4088억원, 생보사가 앞질러

2023년 상반기 보험업계 순이익 15% 감소, 7조9750억원

맥락 읽기

생보사, 종신·정기보험 실적 감소로 제3보험 진출 확대

손보사, 보장성보험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

경쟁 격화로 배타적사용권 확보 경쟁 심화

어떤 의미

제3보험 성장,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 안 돼

과도한 경쟁, 상품·서비스 질 저하 우려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보험금 부지급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

주목해야 할 것

업계, 성장과 수익성 사이 갈림길

당장 뚜렷한 해법 부재

빅 블러 현상이 업계 미래 불투명성 심화

reporter
'빅 블러(Big Blur)' 현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999년 한 경제학 도서에서 처음 언급된 이 단어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흐릿해져 서로 뒤섞이게 된 것을 말합니다. 사진에서 피사체의 움직임 또는 카메라의 흔들림에 의해 형체가 흐릿해지는 영어 단어 '블러(blur)'에서 비롯됐는데, 기술의 발전이나 사회의 변화 등으로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러 업권에서 반복해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타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금융권, 그중에서도 '롱텀 비즈니스' 특성상 변화가 더욱 느린 편인 보험업계에도 최근 이 빅 블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속 설계사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이 전속 설계사와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보험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 대신 온라인(CM) 채널만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디지털보험사가 더러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보험업계의 빅 블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권 간의 경계입니다. 생보사들이 과거 손해보험사들의 '텃밭'이었던 제3보험 판매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3보험이란 사람의 질병 진단, 수술, 통원 등을 보장하는 암보험, 건강보험 등의 상품군을 말합니다. 제3보험은 사고 발생시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는 생명보험의 정액특성, 발생한 손해액을 보상하는 손해보험의 실손보상 특성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업법에서는 생·손보사 모두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보사들이 뒤늦게 제3보험 판매를 확대하게 된 것은 전통적으로 판매에 중점을 두던 종신보험·정기보험 등 고유 영역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이를 만회할 대체재를 찾던 것에서 나온 선택입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저축성보험보다 높아지자 손보사들도 제3보험을 포함한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점도 주요 경쟁 격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였던 만큼, 적절한 요율 산출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에 손보사들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격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실제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생보사들의 제3보험 초회보험료는 4233억원으로 같은 기간 4088억원을 기록한 손보사들을 앞질렀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손보사들은 기존 상품에서 차별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배타적사용권이란 기존 상품과 구별되는 독창성을 가진 신상품에 대해 부여하는 독점 판매권한으로, 일종의 '특허'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손보업계가 획득한 장기보험 배타적사용권은 23건으로,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를 벌써 넘어섰습니다.

다만 지나친 경쟁이 오히려 독이 된 걸까요. 올해 보험사들의 실적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뒤처진 모습을 보이며 그간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보험사 경영실적 잠정 발표를 통해 상반기 보험업계 전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줄어든 7조975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생손보 모두 본업인 보험손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최근 경쟁이 치열했던 제3보험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같은 기간 생보사들의 보장성보험과 손보사의 장기보험 수입보험료는 각각 13.0%, 6.8% 늘었습니다. 이는 제3보험 규모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향후 업권 전체 상품과 서비스 질 저하로 연결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인상과 보험금 부지급 등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업계 스스로도 이를 잘 알면서도 당장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출혈을 감수하면서라도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까요, 아니면 수익성을 다지기 위해 대안을 찾아야 할까요. 현재 흐름은 그 갈림길에 선 보험업계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양 업권에 도래한 빅 블러가 미래마저 흐릿하게 만든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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