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발 빠른 인사···'원 포인트'로 글로벌 기회 포착그룹 '마스가' 중심으로 재편···조선업 진출 2년 만에 성과김종서 한화엔진 신임 대표 역할 확대···한화오션과 시너지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한화 글로벌, 한화엔진, 한화파워시스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4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 5명을 내정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원 포인트' 빠르게 움직이는 김동관 부회장 '새판 짜기'
김동관 부회장 체제하에 한화그룹의 인사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통상 연말 정기 인사를 진행하는 경쟁사와 달리 매년 인사 시기를 조금씩 앞당기더니 최근에는 '원 포인트' 수시 인사가 자리잡는 모양새다.
실제로 주력 사업인 조선·방산 호황과 석유화학 부진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5차례에 걸친 대표이사급 인사가 단행됐다. 일찍이 수장들을 정비해 각 계열사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선 현직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배치됐다. 한화오션의 류두형 경영기획실장과 김종서 상선사업부장이 각각 (주)한화 글로벌 부문과 한화엔진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이다.
마스가 프로젝트 본격 가동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김 부회장의 의중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동시에 한화오션이 한화그룹 품에 안긴 지 2년 만에 빠른 성과를 낸 데다가 마스가 프로젝트의 상징으로 꼽히는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에 따른 보상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대표이사 인사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이 검증된 경영진을 배치했다"며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설명했다.
'마스가 키맨' 김동관 부회장, 이번엔 '한화엔진' 찍었나
선제적으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차기 총수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미 협상의 '키맨'으로서 미국까지 날아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마스가 프로젝트에 진심인 모습이다. 최근에는 필리조선에서 50억 달러(약 7조원) 투자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며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하고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한화오션 출신 인사들을 전진배치한 만큼 그룹 내 한화오션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김종수 한화오션 상선사업부장이 자리를 옮긴 한화엔진의 역할 확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 호황을 맞아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간 시너지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2년 전 한화오션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지난해 초엔 한화엔진 인수를 완료하면서 선박 건조·엔진 생산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엔진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0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어난 1조6179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내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화엔진이 친환경 엔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한화엔진의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한화오션이 미국 조선업 협력의 중추로 떠오른 상황에서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마스가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앞둔 한화그룹이 올해도 한 발 빠른 수장 교체로 진열을 재정비했다"며 "조선업에 뛰어든 지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한화오션의 그룹 내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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