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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태광, 6000억에 애경산업 품는다···K-뷰티·생활용품 신시장 진입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태광, 6000억에 애경산업 품는다···K-뷰티·생활용품 신시장 진입

등록 2025.09.08 13:52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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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 추진

17년 만의 대형 M&A로 재계 주목

섬유·석유화학 중심에서 소비재 산업으로 사업 다각화 시도

맥락 읽기

태광 본업 3년 연속 영업적자, 사업 체질 전환 압박

애경산업은 연간 적자 없는 알짜 회사로 평가

B2B에서 B2C로 확장, K-뷰티 글로벌 성장성 기대

자세히 읽기

이호진 전 회장 경영 개입 의혹 여전

인수 후 애경산업 인사조정 우려 확산

애경산업 "매각 확정 전 인력 조정 언급 어렵다"

지분 63% 확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내수 및 글로벌 시장 동시 공략에이지투웨니스 등 브랜드 가치 부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태광그룹이 화장품·생활용품 전문기업 애경산업을 인수한다. 섬유·석유화학 위주였던 기존 사업 구조가 장기 부진에 빠진 가운데 안정적인 소비재 산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태광그룹이 17년 만에 단행하는 대형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을 주축으로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인수 대상은 AK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로, 거래가는 최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약 4300억원)을 웃도는 거래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2000억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 '루나'와 생활용품 '2080', '케라시스', '트리오' 등을 보유한 애경산업은 2018년 코스피 상장 이후 한 차례도 연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다.

태광이 이번 인수전에 적극 뛰어든 배경엔 '두터운 현금 동원력'이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5월 기준 2조7692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했으며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을 통해 8038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사실상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을 쥔 '현금부자'다.

하지만 본업인 섬유·석유화학 부문이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가운데 방치된 현금을 사업 체질 전환에 투입해야 한다는 내부·외부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태광은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에서 B2C(소비자 상대 거래)로 외연을 넓힌다. 생활용품은 내수에 기반한 안정 수익을, 화장품은 'K-뷰티' 글로벌 열풍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는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다.

계열사 태광홈쇼핑과의 시너지도 거론된다. 자체 방송채널과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결합은 실시간 소비자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태광의 이번 인수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태광산업은 '현금 부자'라는 별칭과 달리 최근 2년간 평균 배당률이 0.3%에 불과했다. 지난 10년간 누적 순이익 1조2300억원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151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0.1%로, 코스피 평균(35%)에 한참 못 미친다.

자사주 소각을 피하기 위한 '교환사채(EB)' 발행 시도는 금융감독원 정정 명령으로 결국 보류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형 확장보다 주주환원 정책에 먼저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3배로, 보유 자산 대비 8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의 '그림자'도 여전히 존재한다.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 전 회장은 현재 비상근 경영고문으로 재계에 복귀한 상태다. 최근 EB 발행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티투PE의 지분 30% 이상이 이 전 회장 일가 소유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 전 회장의 이사회 복귀를 문제 삼으며 책임경영을 촉구하고 있다.

인수 이후 애경산업 내 인사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M&A 후 통상적으로 임원 교체, 희망퇴직 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직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애경산업 측은 "아직 매각이 확정되지 않아 인력 조정 여부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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