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금융위원회 제16차 정례회의에서는 소소뱅크, 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 포도뱅크, AMZ뱅크 등 네 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가 발표됐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합숙 방식으로 서류 심사와 발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휴대전화 반입을 차단한 채 평가가 이뤄졌으며, 금융산업·리스크관리·IT·법률 등 기존 7개 분야 외에 신용평가·핀테크 전문가가 추가 투입돼 총 10명이 심사에 참여했다.
평가 결과 4개 컨소시엄 모두 예비인가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금융위는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이 부족했다"며 불허 사유를 설명했다. 특히 신청인들이 주요 주주 자본력에서 미흡했고, 초기 자본금과 추가 출자를 담보할 확실한 투자확약서가 아닌 조건부 의향서만 제출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신청인별 세부 평가를 보면 소소뱅크와 포도뱅크, AMZ뱅크는 대주주 투명성과 자본력이 부족하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받았다. 소호은행은 소상공인 금융 기회 확대와 기술기업의 금융 접목이라는 혁신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대주주의 자본력과 영업 지속가능성,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금융위는 이번 불허가 특정 정부 성향이나 정책 기조와 무관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예비인가 불허를 새 정부 출범과 연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외부평가위원회 평가와 금감원 심사를 토대로 금융산업의 혁신·경쟁 촉진과 안정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은 국민의 자산을 관리하고 신용을 공급하는 금융시스템의 중추인 만큼, 신규 인가는 신청인의 자격을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번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번엔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이 실현되지 못했으나 곧 도달할 수밖에 없는 미래임을 확신한다"며 "대통령의 공약대로 금융 약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반드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심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과정에서 제기된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하겠다"며 "소상공인이 더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업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약속은 변함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금융위도 제4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 절차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절차를 진행한다면 이번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신청인도 신청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 경쟁 상황과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공급 현황, 은행업을 영위하기 적합한 사업자 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 인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