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비·원가 부담에 주가 박스권해외 호조·원가 안정이 내년 모멘텀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 하락한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9일 52주 최고가인 12만7300원을 기록한 이후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지난 7월10일 장중 한때 12만2000원까지 회복했으나 이후 우하향을 이어갔고, 지난달 20일엔 장중 10만2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오리온은 두 달째 10만~11만원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가 345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데 비해 오리온은 K-푸드 대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영향을 받지 못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상반기 아쉬운 실적과 3분기 초반 실적 전망이 기대치에 못 미친 점을 꼽는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 요인과 원가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제한되고 있다"며 "3분기 역시 시장 기대에 비해 아쉬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리온 인기 간식 중 하나인 '참붕어빵' 회수 사태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리온은 8월 초 곰팡이 발생 논란이 제기된 참붕어빵을 전량 회수하고 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약 5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2분기 한국 법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 줄었다.
판촉비와 원가 상승도 수익성을 짓누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뢰 회복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베트남은 경쟁 심화로 판촉비 지출이 확대됐다. 여기에 코코아·팜유 등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9%, 영업이익은 15.6% 줄었다.
악재 속에서도 그 외 해외 시장은 버팀목 역할을 했다. 2분기 연결 매출은 7772억원, 영업이익은 1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간식점 매출이 전년 대비 47%, 온라인 판매가 7% 증가하며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9%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률 역시 21%대를 지켜냈다. 러시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30% 이상 늘며 호조를 보였다.
특히 중국 법인은 구조적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간식점과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구조적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내년에는 원가율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신제품 효과가 반영되면서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오리온은 지난 18일 "수협과 합작해 '오리온수협'을 설립하고 조미김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이미 60%를 넘어선 가운데, 글로벌 사업 비중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웃도는 상황에서 신사업 확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법인 성장이 국내 부진을 상쇄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