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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데이터'에 꽂힌 NH농협은행···'통합 인프라'로 맞춤형 금융시대 연다

금융 은행

'데이터'에 꽂힌 NH농협은행···'통합 인프라'로 맞춤형 금융시대 연다

등록 2025.09.23 10:39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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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NH농협은행이 그룹 차원의 데이터 통합 인프라 구축에 착수

계열사별 흩어진 고객 정보 표준화·통합 목표

맞춤형 서비스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 추진

숫자 읽기

글로벌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 6750억달러(940조원)

국내 시장 30조7000억원, 5년간 연평균 11% 성장

금융데이터거래소 등록 상품 89%가 카드사 데이터

자세히 읽기

농협은행, 금융권 최초 데이터 품질 인증 동시 획득

통합 인프라로 고객 금융 여정 분석 및 슈퍼플랫폼 경쟁력 강화

맞춤형 금융상품, 교차 판매, 광고·API 제공 등 사업 확장 기대

맥락 읽기

글로벌은 데이터 수익화 단계, 국내 은행은 내부 효율화 중심

카드사·빅테크는 데이터 판매·광고로 수익 창출

은행권은 규제와 인력, 조직 문화 한계로 사업화 어려움

주목해야 할 것

개인정보 보호, 품질 관리, 보안 체계 강화 필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 데이터 사업자 역할 확대 요구

기술·조직·생태계 연계 등 전방위적 전략 필수

계열사 데이터 표준화·통합으로 맞춤형 서비스 기반 마련글로벌 시장은 수익화 급성장···국내는 여전히 '내부 활용'제도·조직 혁신과 인력 보강 없인 직접 수익화 도약 한계

지난 19일 농협은행 본사에서 개최된 착수보고회에서 최운재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앞줄 좌측 다섯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지난 19일 농협은행 본사에서 개최된 착수보고회에서 최운재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앞줄 좌측 다섯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이 그룹 차원의 데이터 통합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다. 계열사별로 흩어진 고객 정보를 표준화·통합해 맞춤형 서비스와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다만 글로벌 시장이 이미 수익화 단계에 진입한 것과 달리 국내 은행권은 여전히 내부 효율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계열사 데이터를 묶는 통합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에는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며 내년 5월 완공이 목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흩어져 관리되던 고객 데이터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해 표준화된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고객의 금융 여정을 파악하고, NH올원뱅크 슈퍼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은 상품 분류체계를 표준화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인프라 구축을 계기로 데이터 관리 정책을 보완하고 그룹 차원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전국적 네트워크와 협동조합의 광범위한 고객 접점에 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품질 인증까지 확보···데이터 경쟁력 강화 '속도'


농협은행이 데이터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품질인증 성과에서도 드러난다. 농협은행은 지난 8일 금융권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데이터 품질 인증기관으로부터 정형데이터 품질인증(클래스A)과 데이터 관리체계 품질인증(레벨4)을 동시에 획득했다. 이는 데이터가 오류 없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품질 이슈를 사전에 점검·통제할 수 있는 선진 프로세스를 갖췄다는 의미다.

농협은행이 그룹 차원의 데이터 통합 인프라 구축에 나선 이유는 금융 경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는 이미 금융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도 카드사와 빅테크가 맞춤형 광고와 데이터 판매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750억달러(약 940조원)에 달한다. 미국이 420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EU도 91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데이터 유통과 판매가 단순 저장과 분석을 넘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국내 데이터 산업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3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간 연평균 11% 이상 성장세를 보였고, 오는 2029년에는 5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간 금융권은 고객 거래 이력, 소비 패턴, 소득 흐름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명 기반으로 축적해왔다. 정확성과 신뢰도가 높아 다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제도가 확산되면서 금융 데이터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와 빅테크가 데이터 판매·광고 등으로 성과를 내는 가운데 은행권은 여전히 내부 관리와 효율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데이터 활용 역량이 부족한 탓에 타 금융권 대비 뒤처지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8500여 건의 상품 가운데 89%가 카드사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는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권 분석, 기업 컨설팅,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며 직접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축적된 카드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소비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거나 가맹점 대상 빅데이터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은행권에서도 일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자산관리 제안이나 신용관리 팁을 제공하는 등 데이터 활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직접적 수익으로 연결된 경우는 드물다. 각종 규제와 제도적 제약이 본격적인 사업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농협은행의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는 관리 효율화를 넘어 직접 수익화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도로 평가된다. 계열사 데이터를 한데 모아 표준화하는 작업이 끝나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교차 판매, 광고·API 제공 등의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룹 단위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여정 전반을 분석해 외부 기업과의 제휴까지 연결한다면 은행권 데이터 수익화의 선도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개선·문화 전환·인력 확충 핵심 과제로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품질 관리, 개인정보 보호, 보안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합 데이터는 오히려 리스크로 전락할 수 있다. 은행권은 카드사보다 개인정보 규제에 더 민감하게 얽혀 있어 맞춤형 광고 같은 직접 수익화 모델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조직 문화와 인력 문제도 만만치 않다. 데이터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업 중심 관행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로 바꾸는 노력이 요구된다. 최고경영진이 데이터 전략을 직접 챙기고 전사적인 실행력을 갖추지 않으면 통합 인프라가 구축돼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제도적 뒷받침도 요구된다. 현재 은행들은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으로 상품 추천과 광고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은행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은행권 데이터 사업은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통 산업의 성장 한계 속에서 디지털 전환, 맞춤형 서비스, 마이데이터 확산 등으로 데이터는 '무형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데이터를 수익화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조직·생태계 연계 등 전방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책당국은 데이터 기반 광고 허용, 신용평가 고도화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아직 민간 데이터 사업자의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미흡한 상태로, 관련 법제 정비와 세부 가이드라인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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