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장 건설하고 대규모 투자···포트폴리오 확대"자체적으로 수익낼 수 있는 구조 만들기 위한 것"리튬 가격 하락세···2년(173위안) 사이 60% 급락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올해 각각 대규모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현지 생산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원재료 가격과 강화되는 글로벌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업체별로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에서 원료를 직접 조달해 원가를 낮추고, 제련부터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갖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격 부담이 큰 삼원계 배터리의 단가를 낮춰 LFP(리튬·인산·철) 등 중저가 제품군과도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는 최근 니켈 제련소 4곳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하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2기 투자도 본격화했다. 회사는 니켈 제련소 추가 건설과 통합 양극재 라인 건설을 추진해 양극소재 가격을 기존 대비 20~30%가량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에코프로는 헝가리에도 공장을 건설해 2027년 시행될 유럽 역내 생산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태세도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으로 꼽히는 만큼, 국내 양극재 업체들에게는 원가 절감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가공비까지 통제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하면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원자재 가격 급등락과 같은 대외 변수에도 덜 흔들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시장을 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르에 연산 3만톤(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생산이 예상되는 얼티엄캠의 양극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의 배터리에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북미가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수요처인 만큼,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앞다퉈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시장 점유율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LG화학도 북미에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170만㎡ 부지에 30억 달러 이상을 단독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테네시 공장은 LG화학이 육성 중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며, 오는 2026년 가동이 목표다.
엘앤에프도 북미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7월 SK온과 LFP 양극재 공급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을 알리며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급증하는 LFP 양극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리튬 가격은 최근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리튬 월평균 가격은 kg당 72.0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월평균(77.3위안)보다 6.9% 하락한 수준이다. 2년 전인 2023년 9월 월평균 가격(약 173.6위안)과 비교하면 58%가량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은) 대외 변수에 흔들리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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