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선반영·운임 하락에 주가 주춤대한항공 합병·무비자 효과로 4분기 회복 기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 대한항공 주가는 0.88% 오른 2만2900원에 마감했다. 제주항공(+0.79%)·진에어(+0.51%)도 소폭 상승했지만, 아시아나항공(-0.11%)과 에어부산(-0.05%)은 약세로 마무리 했다. 티웨이항공만 2.68%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항공주 전반은 긴 황금연휴에도 힘을 받지 못했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이번 추석 연휴가 기대만큼의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배경에는 구체적인 수급 요인이 있다. 일본·동남아 노선은 공급 경쟁 심화로 운임이 빠르게 떨어졌고, 미주 노선은 규제와 경쟁 여파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장단거리 모두에서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종 내 대표주자인 대한항공의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3분기 실적은 역대급 추석 연휴에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미주 노선은 트럼프 정부의 비자 규제 여파로 유학·비즈니스 수요가 줄었고, 국제선 운임도 전분기 대비 낙폭은 크지 않지만 장거리 노선에서 하방 압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추정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별도 매출을 4조1479억원, 영업이익을 4875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2%, 21.2% 감소한 수치다. 연결 기준 매출은 6조3684억원, 영업이익은 5604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영업이익 기준 시장 컨센서스를 약 15% 밑도는 수준이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더 큰 부담에 직면해 있다. 성수기 이후 단거리 운임이 급락하는 데다 국제유가와 환율 불안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특수 효과가 당장의 구조적인 수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연휴 전후로 수요 절벽이 나타나면서 운임 급락이 반복돼 항공사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기는 힘든 상황인데, LCC는 이러한 환경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휴가 끝난 4분기 이후에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효과, 프리미엄·상용 수요,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 등이 맞물려 방어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러한 흐름이 업황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석과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효과가 겹치면서 4분기 국제선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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