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대형사 독식 구조, 중소형 운용사와 공존할 여지 둬야"혁신 ETF 탄생에도 모방 행태 지속···"제도 아닌 업계 상도덕이 해법"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5일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SOL ETF 10조 돌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산운용 업계의 'ETF 카피상품' 관행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그는 "압도적인 대형사들이 시장을 독점하듯 따라 하기보다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ETF 시장은 가파르게 팽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순자산 규모는 이날 기준 25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15일 240조 원을 넘어선 지 불과 한달 만에 15조 원이 추가 유입됐다. 이 중 약 180조원가량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후발 운용사들의 상품 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대표는 "ETF 시장은 이미 수백 개의 상품이 자리 잡은 치열한 구조 속에서 후발주자가 성장하기 어렵지만, SOL ETF는 월배당·소부장 포커스·조선TOP3 등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도 "혁신 상품을 내놓으면 곧바로 대형 운용사들이 카피 상품을 출시하고,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자금 유입을 가져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한 뒤에는 상위 운용사들의 견제가 존재했고, 일부는 물밑에서 보이지 않는 방해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며 "관행적 차원, 즉 업계의 상도덕과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려는 운용사들도 있는데, 대형 운용사들이 모든 영역을 선점하는 구조로는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자산운용은 이날 행사에서 ETF 사업 진출 4년 만에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상품 혁신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온 만큼, 앞으로도 ETF 시장 내에서 독자적 기획력과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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