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행장, 대규모 금융사고에 연임 가능성 희박6번째 내부출신 행장 나오나···전무이사·계열사 CEO 주목노조 "상장형 공공기관 등 내부 문제 해결 능력 중요"
김 행장은 3년간 무난한 실적을 거뒀으나 연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은행의 역대 은행장 중 연임한 사례는 4~5대 행장인 정우찬 전 행장과 20~21대 행장이었던 강권석 전 행장 단 두 차례뿐이다.
더군다나 올해 초 드러난 대규모 부당대출 사고의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부당대출 규모는 882억원(58건)에 달하며 여기에 20여명의 전·현직 직원이 연루됐다. 김 행장은 전일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당대출과 관련해 축소보고 등을 지적받기도 했다.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임기만료를 3개월 앞두고 차기 행장에 대한 하마평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형일 IBK기업은행 전무이사다. 앞서 김성태 행장이 기업은행 부행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기업은행 전무이사를 거쳐 은행장 자리에 임명된 만큼 전무이사가 은행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김 전무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후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30년간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혁신금융그룹장, 경영지원그룹장 등 요직을 거친 뒤 2023년 3월 전무이사로 낙점됐다.
김 전무는 혁신금융그룹장으로 근무하며 기술금융과 IP금융, 모험자본 확충 등 미래혁신금융을 주도했으며, 경영지원그룹장 시절에는 성과와 역량 중심의 조직 문화 구현을 위한 인사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실무능력과 리더십을 검증받은 전문가로 꼽힌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이사도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서정학 대표는 1963년생으로 경성고와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기업은행 싱가폴·뉴욕지점 등에 근무했으며 IB지원부장, 기술금융부장, IT그룹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CIB그룹장을 거쳐 2021년 IBK저축은행장에 선임됐다. 이후 2023년 3월 IBK투자증권 대표로 자리를 옮겼으며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단 올해 실적은 주춤한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2024년 전년대비 45.4% 증가한 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상반기의 경우 25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4% 줄었다.
2020년부터 3년간 IBK연금보험을 이끌었던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양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전남대를 졸업한 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양평동지점장, 인천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기업은행 경영지원그룹장을 맡았으며 2019년 IBK연금보험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맡아왔다. 이후 2020년 4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외부 인물이 기업은행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료 출신이 신임 행장에 선임된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1961년 기업은행 설립 후 내부출신 행장은 김승경(17대), 조준희(23대), 권선주(24대), 김도진(25대), 김성태(27대) 등 5명뿐이다.
앞서 인사가 이뤄진 한국산업은행의 경우 첫 내부출신 회장이 나왔으나, 이재명 대통령의 중앙대 법대 동문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차기 행장 선임을 앞두고 기업은행 노조 측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과거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한 달간 강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기업은행이 여전히 상장형 공공기관으로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애로사항을 잘 풀어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상장형 공공기관의 경우 공공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계속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낙하산 인사의 경우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만큼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은행 내부의 문제를 명확하게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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