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LOI 접수···잠재 투자자 '잠잠'우선협상자 부재 매각가 하락 '현실'정치권, 농협 인수 요구론 부상···실효성 '물음표'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매각주관사 삼일PwC를 통해 3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지난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스토킹 호스(사전 인수자 지정)'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보하지 못해 이달 초 공개입찰로 전환했다. 업계는 이번 주 안으로 인수 의향을 가진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현재까지 매수 의사를 명확히 밝힌 기업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측은 "공개입찰로 바뀌었지만 잠재적 인수자와의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을 통해 "2개 기업 정도가 관심을 보였다"는 제보도 들어오지만 실제 LOI 제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홈플러스는 스토킹호스 방식에서 우선협상자와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경쟁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구조가 무산되면서 매각 불확실성이 커졌다.
스토킹호스는 인수자 간 경쟁을 유도해 매각가를 높일 수 있는 반면 공개입찰은 경쟁이 제한적일 경우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유일한 입찰 기업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공개입찰 마감일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도 있지만, 인수 협상이 길어질수록 유동성 위기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이미 올해 11~12월 폐점을 예고했다가 중단한 15개 점포의 유지비용을 떠안고 있어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국산 농축산물 유통망을 안정화하고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농협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은 선을 그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각각 400억원 이상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인수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MBK가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약속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며 "정부가 사모펀드의 '엑시트(투자 회수)'를 돕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MBK 측은 여권에 추가 사재 출연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해 사실상 인수 협상의 난항을 인정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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