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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동명 사장 美 'ESS 승부수' 통했다···LG엔솔 효자 자리매김

산업 에너지·화학

김동명 사장 美 'ESS 승부수' 통했다···LG엔솔 효자 자리매김

등록 2025.10.29 15:33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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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3분기 확정실적 발표···AMPC 제외 2358억김동명 사장, 미시간 조기 투자로 북미 선점'24년 1.9조→'27년 13조까지 확대 전망

김동명 사장 美 'ESS 승부수' 통했다···LG엔솔 효자 자리매김 기사의 사진

배터리 업계의 빙하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ESS'사업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의 ESS 전용 라인을 계획보다 1년 앞서 가동한 김동명 사장의 전략적 결정이 주효했다. 덕분에 3분기에는 AMPC를 제외하고도 본격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연말에는 ESS 사업부 매출만 약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30일 앞서 밝힌 3분기 잠정실적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확정공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매출 5조5216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이를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북미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 등 EV(전기차)사업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실적 핵심 포인트는 AMPC를 제외하고도 2358억원의 확실한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직전 분기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14억원에 그치는 등 그간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이 AMPC 의존도가 높은 추세였지만, 이번을 기점으로 그 고리를 끊은 모습이다.

이 같은 유의미한 실적의 비결은 바로 ESS사업 덕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제품을 본격 양산하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북미 현지 ESS 생산역량을 갖춘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결정적 성과의 중심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의 기민한 판단이 있었다는 평가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 ESS용 LFP 신규 공장을 건설,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다만 김동명 사장은 지난해 미시간 홀랜드 공장 내 일부 공간을 ESS 전용 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발 빠른 설비 최적화 덕분에 LFP 기반 롱셀 양산을 기존 계획보다 1년 앞선 지난 6월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애리조나의 공장 건설을 잠시 중단, 신규투자비용을 줄이는 효과까지 발휘하며 '신의 한수'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빠른 양산 전환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큐셀과 4.8GWh ▲테라젠과 8GWh ▲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GWh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주택용 ESS 4GWh 등 북미 지역 대규모 ESS 공급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

이러한 ESS사업의 비상은 김동명 사장이 지난 10월 비전발표회에서 강조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당시 시장 변동성이 큰 전기차용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Non-EV(전기차 외) 사업을 적극 확대해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었다. 구체적으로 ESS사업 및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어플리케이션 사업에 투입할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까지 미시간 공장의 ESS 생산능력을 약 17GWh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EV용 설비 일부를 ESS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올해 목표치의 두 배인 3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에너지 밀도를 한층 높인 ESS용 LFP 파우치 신제품과 원가경쟁력을 강화한 신규 폼팩터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 사업을 통해 '2.0세대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ESS 사업 매출은 지난해 1조9285억원에서 올해 2조8212억원으로 약 1조원 가까이 외형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의 약 85%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2027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40%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SS 사업부 매출액은 올해 3조3670억원에서 2026년 8조6370억원, 2027년에는 13조5000억원까지 급증하면서 EV사업부 매출액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전망이 적중한다면 2027년에는 ESS사업 매출이 전사에서 37.7%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북미를 넘어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며 유럽 내에서도 본격적인 생산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해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된 LFP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리쇼어링으로 인한 미국 전력 수요 폭증으로 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결국 누가 빠르게 현지 생산을 갖추느냐가 북미 시장을 선점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김동명 대표의 전략적 판단과 발빠른 대응이 전기차 시장 침체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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