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대시장 구조 급변···월세 거래 비중 사상 최대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 144만원···외곽 지역도 급등"부동산 정책 규제아닌 지원 정책으로 초점 맞춰야"
29일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6.27%로 집계됐다.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10년 만의 최고 상승폭이다.
연도별 월세 상승률을 보면 '임대차 3법'이 시행된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2020년 1% 상승에 그쳤던 월세는 2021년 4.26%로 오름폭이 커졌으며, 2022년 5.54%, 2023년 5.25%를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월세 가격 상승은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62.2%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55.0%, 2024년 57.4%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특히 전세 보증금 부담이 큰 서울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비중을 보였다. 서울의 월세 비중은 64.1%로 2023년 56.6%, 2024년 60.0%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전세 매물이 줄면서 월세가 급증하고 있다.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문턱이 높아진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2년 실거주 의무까지 추가되면서 민간 임대 공급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만4872건으로 1년 전(3만1241건)보다 20.4% 감소했다. 반면 월세 매물은 2만617건으로 전년(1만8397건)보다 12%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4만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10·15 대책 발표 이후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이 아닌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고가 월세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는 이달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으로, 강북구 래미안트리베라 84㎡도 같은 달 보증금 2억원, 월세 1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로 임대시장 구조가 급격히 재편되는 가운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정책의 초점을 규제가 아닌 지원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증부월세에 대한 세제 감면과 월세 세액공제 확대가 시급하다"며 "현행 월세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보증금의 이자 환산액까지 공제 범위에 포함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월세 보조금 지원과 대출 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공공임대 및 중형 월세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대사업자 제도 정비와 전월세 전환율 공시 의무화를 통해 시장 투명성과 임차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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