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에 담겼다

산업 재계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에 담겼다

등록 2025.11.20 16:35

고지혜

  기자

20일 서울R&D캠퍼스서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 개최이재용 회장의 '상생 정신' 일환 사업···내년 1000곳 돌파지역 창업 기업도 챙긴다···한국 경제 재도약 한 축 담당

사진=고지혜 기자사진=고지혜 기자

"지치지 말고 도전해가자.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스타트업 임직원들에게 건넨 이 한마디는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상생 혁신 프로그램 C랩의 철학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기조 아래 유망 스타트업을 '제2의 삼성'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성장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 열려···30곳 기업 성장 전략 뽐내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열고 C랩 아웃사이드 7기 스타트업의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의 기술·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투자 유치와 삼성전자 사업부와의 협력 기회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7기에 선정된 스타트업 30개사는 ▲AI ▲디지털헬스 ▲로봇 ▲ESG 등 미래 유망 시장 개척에 집중한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약 345억원 규모를 투자했으며 이 과정에서 218명의 신규 채용도 지원했다.

이날은 ▲로봇용 힘·토크 센서 개발 기업 '에이딘로보틱스' ▲친환경 정수 플랜트 솔루션 '지오그리드' ▲로봇 자동설계 AI 솔루션 '아이디어오션' ▲탄소배출권 인증을 위한 AI 솔루션 '땡스카본' ▲나노 섬유 기반 복합 신소재 개발 기업 '소프엔티' 등 10개사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직접 발표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C랩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 라인 컨설팅과 기술 검증을 지원받으며 대기업 수준의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시장 발굴과 고객사 협력 등 스타트업이 스스로 확보하기 어려운 기회를 직접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2019년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실험실에서 출발해 삼성전자의 로봇 관련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하게 된 스타트업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세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손가락·손·발목·관절 등에 탑재하는 감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15개국 400여개 기관에 센서를 수출 중이며, 삼성전자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해 레인보우 로봇의 핵심 부품 공급 및 관련 애플리케이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김기현 지오그리드 대표는 "지난해 매출 2억원 정도에서 올해는 C랩 지원을 통해 약 900% 성장했다"며 "개발 제품이 어디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인재개발원 측에서 와서 자세하게 컨설팅해주시는 등 삼성전자에서 노력해주신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오그리드는 친환경 정수 플랜트 스타트업으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회사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사진=고지혜 기자

이재용 회장의 '상생 철학'...1000곳 스타트업 육성 결실


C랩은 삼성전자가 2012년 12월부터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운영하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랩(Lab)'의 합성어로, 현재까지 총 959개(사내 423개, 사외 536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내년이면 1000곳 돌파가 예상된다.

15년간 1000곳 가까운 기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이재용 회장의 '상생 정신'이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줄곧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상생 선순환을 강조해왔다. 지난 16일 국내 450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내 투자에서도 청년 일자리와 벤처 상생을 약속하며 이러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표 뉴삼성'이 본격화되면서 상생·협력 경영이 규모와 내용 면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C랩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만들고 이재용 회장이 확대한 프로그램이다. 2012년 삼성전자 임직원의 창업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도록 지원하는 'C랩 인사이드'로 시작됐다. 현재까지 해당 프로그램은 총 1716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삼성전자 밖으로 넓힌 'C랩 아웃사이드'가 신설됐다. 창업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나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기업을 돕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사업지원금, 업무공간,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선정 직후부터 삼성전자 임원을 매칭해 성장 전략을 논의하고 사업부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졸업 이후에도 'C랩 패밀리'로서 투자·협력 기회가 지속 제공된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에는 '지역 인재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되면서 지방 거점 확장도 본격화됐다. 2023년부터 대구·광주·경북 등에 C랩 거점을 세우고 지역 우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강화했다. 지역 창업 기업이 서울로 이동하지 않아도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까지 총 536곳의 스타트업을 육성, 1조8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9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C랩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키우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혁신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탄탄한 스타트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C랩은 협력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고 미래를 함께 개척하는 동반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