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18일, LG전자 19일 사업전략회의 열어2나노 파운드리·HBM4 메모리 등 첨단반도체 역량 집중LG전자, 첫 신임 CEO 체제에서 가전·B2B 혁신 방안 마련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내년도 사업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회의에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약 200명,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약 100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DX 부문이 16~17일, DS 부문은 18일 각각 진행된다. 노태문 DX부문장(사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회의를 주관하며, 이재용 회장은 참석 없이 추후 보고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전반적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열릴 전망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AI 드리븐 컴퍼니'를 경영 중심축으로 재편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내년도 사업 구상을 보다 촘촘히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DX부문에서는 내년 신제품 판매 전략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2월 출시될 갤럭시 S26 출고가를 둘러싼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원가 구조에서 각각 20%, 15%를 차지하는 D램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출고가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가전·VD사업부에서는 프리미엄 TV·AI가전 등 내년 주력 제품의 판매 전략을 점검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자체 행사에서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하는 등 프리미엄 TV 라인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AI 드리븐 컴퍼니' 전략에 맞춰 가전 전반의 '온디바이스 AI 고도화 전략'도 재정비할 방침이다.
DS부문에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중심으로 한 공급 전략을 점검한다. 엔비디아에 더불어 구글 TPU 등으로 HBM4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정 고도화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HBM4E 등 후속 제품 개발 로드맵과 고객 맞춤형 HBM 전략 역시 주요 논의 대상이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차세대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고객 확보 방안을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으로 처음 생산되는 엑시노스 2600의 판매 확대 전략이 주요 안건으로 거론된다. 이미지센서의 경우 애플 차세대 아이폰용 공급 계약을 따냈지만 소니·옴니비전의 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에서는 2나노 공정 양산 안정화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엔비디아 GPU 5만장 물량의 활용 방안을 재점검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합친 영업적자는 올해 2분기 2조~3조원에서 3분기 약 1조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내년 흑자 전환을 위한 실질적 해법이 주요 의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17일), 삼성전기(18일), 삼성SDI(19일) 등 주요 계열사도 순차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내년 초에는 이재용 회장이 전 계열사 사장들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고 신년 사업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오는 19일 전사 확대 경영회의를 개최한다.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지역 대표, 법인장 등 약 300명이 참석하는 연례 전략 회의다.
이번 회의는 류재철 CEO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전사 전략회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류 CEO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이 사내에 본격적으로 공유되는 첫 자리인 셈이다. 류재철 사장은 특히 1989년 금성사에서 세탁기 연구원으로 입사해 줄곧 생활가전 사업을 이끈 '정통 가전맨'으로, 업계 안팎에서 시장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 내실·효율·기술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가전 부진에 대한 쇄신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TV 부문에서는 류재철 사장이 HS사업본부장 당시 직접 도입한 '구독 사업'과 '업가전' 전략이 한층 강조될 전망이다. 업가전은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기능 업그레이드 횟수가 2000만건을 넘었다. 구독사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며 올해 연 매출 2조원 규모까지 점쳐지고 있다.
로봇·AI홈·스마트코티지 등 B2B영역 청사진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로보스타, 로보티스 등 핵심 부품 계열사를 두며 자체적으로 로봇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조립식 주택에 AI가전을 결합한 '스마트코티지' 사업 또한 최근 B2C 영역까지 확장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전장(VS)과 냉난방공조(ES) 사업부가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되는 만큼 신성장 사업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역시 올해 못지않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고강도의 전략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단행된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이 같은 기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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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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