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내 계열사 축소 추진에도 주가 제자리...카카오, 투자 심리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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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계열사 축소 추진에도 주가 제자리...카카오, 투자 심리 냉각

등록 2025.12.18 07:49

문혜진

  기자

최대 실적 기록에도 시장 반응 미지근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설 주가 영향 제한적비핵심 사업 정리와 비용 효율화 집중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카카오가 연내 계열사 수를 80여 개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다시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설 역시 주가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주가는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러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7월 이후 5만4000원~6만7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5조9786억원, 영업이익은 499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주주서한을 통해 연내 그룹 계열사를 80여 개 수준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을 차바이오그룹에 매각하며 사업 정리에 착수했다. 헬스케어 매각은 비핵심 사업의 경영권을 손질한 사례로, 그룹 전반의 경영 구조 개선 흐름을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콘텐츠·헬스케어·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는 과정에서 조직과 사업 체계가 복잡해졌고, 이에 따른 부담이 누적돼 왔다. 카카오는 사업 재편과 지출 관리 강화를 통해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매각설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는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FI 지분을 일부 정리하는 사안이며, 시장에서는 재원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최근 실적 개선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연결 기준 부담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과 비용 관리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광고와 콘텐츠 등 핵심 사업의 성장률은 과거 대비 둔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역시 아직 수치로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함께 지적된다.

여기에 사법 리스크와 플랫폼 규제 논의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 판단을 보수적으로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과거 고성장 플랫폼 기업에 적용됐던 밸류에이션을 다시 적용하기에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자회사 매각이나 구조 개편만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정리 작업이 실적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 개선 자체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되기보다는, 이익 체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좋아지는지가 결국 주가 방향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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