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세 뚜렷···중소형 증권사 4분기 실적 '위협'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세 뚜렷···중소형 증권사 4분기 실적 '위협'

등록 2025.12.23 13:33

문혜진

  기자

파생상품 매매 중심 구조 한계비트레이딩 수익 다변화 필요4분기 실적 격차 확대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0월 이후 국고채 장기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채권 트레이딩과 중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4분기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하를 전제로 유지돼 온 채권 포지션에서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아이콘 AI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10월 이후 국고채 장기금리 상승세 전환

중소형 증권사 4분기 실적 부담 우려 확대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증가

숫자 읽기

3분기 증권사 채권 손익 2조3754억원 기록

전분기 대비 6276억원 감소

현대차증권 매매목적 파생상품 거래 22조원

한국투자증권 153조원, NH투자증권 172조원

자세히 읽기

중소형 증권사, 채권 트레이딩·중개 의존도 높음

딜커 모델로 자체 계정 보유, 운용 손실 발생 가능

딜링 성과 연동 인건비 구조로 손익 부담 가중

맥락 읽기

현대차증권, 채권 중개 조직 축소·운용 일원화 추진

금리 환경 변화가 조직개편 배경으로 작용

대형사는 비트레이딩 부문 수익으로 충격 완화 가능

향후 전망

장기금리 상승 지속 시 중소형사 실적 악화 가능성

채권 부문 의존도 따라 증권사 간 실적 격차 확대 예상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을 비롯한 장기물 금리는 9월 중순 저점을 기록한 이후 10월부터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다. 12월 들어서는 연중 고점권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추가 완화 기대가 약화되면서 장기 채권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금리 흐름은 채권을 대규모로 운용하는 증권사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장기채를 보유한 상태에서 환매조건부채권(Repo) 등 단기 조달을 병행하는 운용 구조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이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3분기에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증권사 채권 관련 손익이 2조375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276억원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손익 압력이 채권 트레이딩과 중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가운데 채권 부문 의존도가 높아, 실적 변동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브로커와 딜러 역할을 겸하는 '딜커(Dealer+Broker)' 중심의 영업 모델을 유지해왔다. 고객 주문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채권을 자체 계정(북)에 일시적으로 보유하며 운용 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구조로, 채권 가격 하락 시 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딜링 성과에 연동된 보상 체계가 유지되면서, 운용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인건비 부담이 즉각적으로 줄지 않아 손익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최근 현대차증권의 조직개편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채권사업실 산하 채권 중개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운용과 중개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여러 팀에 분산돼 있던 채권 중개 기능을 정리하고 채권 북 운용 중심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회사 측은 효율화 차원의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 채권 관련 손익 부담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매매목적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약 22조원에 달하는 반면, 위험회피 목적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0원으로 나타났다. 매매 중심의 운용 구조가 최근 환경에서 부담으로 작용하자 채권 중개와 운용 조직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대형 증권사 역시 파생상품 운용이 매매 중심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기준 매매목적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53조원, NH투자증권은 172조원에 이른다. 다만 대형사의 경우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비트레이딩 부문의 수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해 채권 손익 감소가 실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일정 부분 완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금리 상승 국면에서 채권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해온 증권사들의 장부상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며 "수익 포트폴리오가 분산된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채권 부문 의존도가 높아 4분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증권사 간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