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YD, 韓 전기차 시장 '고공행진'현대차 '안방 사수' 시험대, 승부수 필요자율주행 기술도 절실···향후 행보 주목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1~11월)은 5만5594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90% 성장한 수치로, 한국 진출 8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 5만대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2017년 303대에서 출발해 2020년 1만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4년에는 2만9754대를 기록하며 누적 판매량은 14만9354대에 달했다. 첫 인도 시점과 비교하면 판매 규모가 180배 이상 커진 셈이다.
테슬라의 가파른 성장세는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1~11월)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5만3529대로, 테슬라(5만5594대)에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수입 전기차의 공세가 본격화될수록 현대차의 위기감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역시 한국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처음 국내에 진출한 BYD는 1~11월 누적 판매량 4955대를 기록하며 연내 5000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같은 기간 글로벌 기준 판매량은 418만대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BYD는 소형 SUV '아토3'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뒤 '씰', '돌핀', 중형 SUV '씨라이언7' 등으로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초기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통하며 예상보다 빠른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국의 무역 장벽 강화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은 전략적 대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테슬라·BYD 간 '3파전'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시리즈를 중심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전기차(EV)·하이브리드(HEV)·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를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울산 EV 전용공장과 화성 PBV 거점을 중심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인프라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투자 역시 확대된다. 현대차는 전동화 차량 수출을 지난해 69만대에서 2030년 176만대로 2.5배 늘릴 방침이다.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을 글로벌 수출기지로 키워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테슬라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을 앞세우고 있고, 중국 업체들 역시 레벨3 자율주행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현대차는 레벨3 자율주행 적용 시점을 2028년으로 늦춘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어 격차가 있을 수 있다"며 기술 격차를 인정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략과 조직 개편을 통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향방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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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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