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합작공장 혼다에 4.2조원 매각···'운영효율화 강화'

LG에너지솔루션-혼다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혼다와의 오하이오 합작 배터리 공장 건물을 혼다 미국법인에 매각한다.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과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속에서 리스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의 미국 합작회사인 L-H배터리가 보유한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건물 및 건물 관련 장치 자산 일체를 혼다 아메리카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공시된 처분 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가치로 4조2212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종 매각 금액은 향후 실사 결과와 환율 변동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각 대금 수취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시설 자산에 묶인 대규모 자금의 유동성을 높이는 '세일 앤 리스백' 전략 하에 진행됐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 매각금은 현금을 신규 투자 및 부채 완화를 위해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자금을 합작법인 운영과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해 재무 건전성 제고와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자산 매각 이후에도 양사 합작법인은 혼다 미국 법인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해 생산과 운영 계획에는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투자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물 투자 비용 리스 계약을 활용해 단기 투자 부담을 완화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건물 매각으로 혼다와의 합작 프로젝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양사는 예정대로 내년 미국 배터리 공장을 가동, 북미 시장용 혼다 전기차 등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미국 내 수요가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혼다와의 합작법인은 북미 시장의 미래 핵심 거점 중 하나"라며 "양사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