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체감 온도와 정책 간 괴리 부각고빈도 매매·기관 중심 구조 심화 지적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은 국내 증시에서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개인투자자들의 체감과 정책 방향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지적한다. 시간 연장은 기관·외국인 그리고 고빈도 매매에 유리한 구조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시간 연장은 겉으로는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조치처럼 보이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장점보다 구조적인 불리함이 먼저 떠오르는 정책에 가깝다.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시장을 지켜봐야 하는 시간도 함께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직장과 생업, 육아를 병행하는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24시간 시장은 유연성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의 여건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사례를 근거로 거래시간 연장을 당연한 수순처럼 받아들이기에는 국내 시장에 불공정 거래 논란, 정보 비대칭,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 미흡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 일부 해외 사례를 이유로 거래시간 확대를 서두르는 것은 시장의 성숙도와 체급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장시간 거래는 시스템 운영 리스크를 키운다. 이미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주문 지연, 호가 오류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됐다. 거래소까지 거래시간 확대에 나설 경우, 시스템 부담은 고스란히 증권사와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결국 피해는 개인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소와 증권사의 수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운다. 시장 편의와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뒤에 특정 주체의 이익이 앞서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다. 여기에 수면 부족과 투자 중독, 삶의 질 저하 등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논의는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증시에서 제도 변화의 출발점은 개인 의견이어야 한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거래시간 확대가 언젠가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글로벌 추세가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가여야 한다. 개인투자자의 의견 수렴과 충분한 공론화 없이 속도를 내는 정책은 자칫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순서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