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ESS 입찰, '안전성 경쟁'으로 변질···배터리업체에 책임 전가?

산업 에너지·화학

ESS 입찰, '안전성 경쟁'으로 변질···배터리업체에 책임 전가?

등록 2026.01.09 09:51

수정 2026.01.09 10:00

고지혜

  기자

12일 사업계획서 마감···내달 최종 낙찰자 확정화재 원인 '관리 부실'에도 셀 안전성만 강화평가배점 변경에 컨소시엄 운영 역량 반영 부족

ESS 입찰, '안전성 경쟁'으로 변질···배터리업체에 책임 전가? 기사의 사진

배터리 3사가 참여한 '2025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사실상 '화재 안전성 경쟁'으로 전환됐다. 다만 이번 기준 강화가 지난해 국정자원 화재 사고의 직접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 아닌 관리·감독 부실로 드러났음에도, 평가 부담이 배터리셀에 집중되면서 업계에서는 책임 전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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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2025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화재 안전성 중심 경쟁으로 전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참여

비가격 평가와 화재 안전성 배점 대폭 확대

숫자 읽기

비가격 평가 비중 50%로 상향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배점 22점→25점

배터리 자체 화재 안전성 6점→11점

맥락 읽기

지난해 화재 사고 원인은 배터리 결함 아닌 관리·감독 부실로 밝혀짐

운영·관리 역량 평가는 그대로, 배터리셀 안전성만 강화

평가 구조의 불균형과 책임 전가 논란 확산

핵심 코멘트

업계 "화재 안전성 강화 자체는 문제 아님"

"책임이 셀에만 집중, 실질적 안전성 검증 위해 운영·관리 평가 필요"

컨소시엄 사업 특성상 셀·시스템·운영 통합 평가 강조

향후 전망

배터리 기업들, 전략적 중요성에 기준 수용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안전성 강화 MOU 체결

ESS 안전 논의, 배터리셀 중심에서 전체 시스템으로 확장 필요성 대두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발주한 '2025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계획서 접수는 오는 12일 오후 6시 마감된다. 이후 서류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월 중 최종 낙찰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모두 참여한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1차 입찰과 같은 구도지만, 비가격 평가 비중과 화재 안전성 배점이 대폭 상향되면서 경쟁의 성격은 크게 달라졌다.

비가격 평가 비중은 기존보다 확대된 50%로 설정됐고,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배점은 22점에서 25점으로 늘었다. 특히 '배터리 자체 화재 안전성' 항목은 6점에서 11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상향됐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은 사실상 기술·가격 경쟁보다 안전성 대응 역량을 가르는 시험대가 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기준 강화의 적용 대상이다. 지난해 9월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는 노후 배터리 교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관리 판단과 작업 과정의 부실이 원인이었음에도, 이번 입찰에서는 운영·관리 역량 평가는 그대로 둔 채 배터리셀 안전성만 집중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사고는 사용 권장 기한 10년을 이미 초과한 배터리를 계속 운용한 데서 비롯됐다. 생산·판매 업체가 교체를 권고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역시 "함께 설치된 배터리여서 1~2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고를 두고 이미 배터리 결함이 아닌 관리·감독 실패라는 인식이 공유돼 왔다.

그럼에도 이번 입찰에서 조치 계획, 파급 방지, 복구 계획 등을 평가하는 '조치 계획의 적정성' 항목은 1차와 동일한 8점으로 유지됐다.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 운영·관리 영역은 제자리인 반면, 배터리셀 자체에 대한 책임만 강화되면서 평가 구조의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재 안전성 강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고의 본질이 관리와 운영에 있었음에도 배점이 셀에만 집중된 것은 책임을 특정 주체에 떠넘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ESS는 컨소시엄 사업인 만큼 셀, 시스템, 운영이 함께 평가돼야 실질적인 안전성 검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기준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데다 국가 연계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ESS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SK온은 화재 안전성이 높은 VIB 배터리 개발을 위해 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에 나섰다.

다만 이러한 사전 행보가 실제 평가 점수로 얼마나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제출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라며 "특정 활동이 점수 우위로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안전성 배점 상향은 국정자원 화재만을 계기로 한 조치는 아니며, 1차 사업 이후 권고 사항을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을 계기로 ESS 안전 논의가 '배터리 셀 중심'에서 '운영·관리 포함 전체 시스템'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과제가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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