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ESS 입찰 2라운드···삼성SDI 'NCA 고수', LG·SK는 LFP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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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입찰 2라운드···삼성SDI 'NCA 고수', LG·SK는 LFP로 맞불

등록 2025.12.09 07:45

고지혜

  기자

평가기준 변화···가격·비가격 50:50로 재편1차입찰 승자 삼성SDI 전략에 全 업계 촉각배터리 3사 한 달간 사업계획서 작성에 총력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그래픽=홍연택 기자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그래픽=홍연택 기자

제2차 국내 ESS 입찰 대전이 개막하면서 배터리 3사가 일제히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차 입찰에서 약 80%의 물량을 확보하며 압도적 승자로 떠올랐던 삼성SDI의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입찰에서도 NCA 배터리를 앞세워 우위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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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제2차 국내 ESS 입찰에서 배터리 3사 경쟁 본격화

삼성SDI, 1차 입찰 압도적 승자 지위 유지 노림

LG에너지솔루션·SK온, LFP 배터리로 도전

숫자 읽기

1차 입찰 결과: 삼성SDI 76%, LG에너지솔루션 24%, SK온 0%

평가 기준 변경: 가격 50점, 비가격 50점으로 조정

비가격 점수 중 화재 안전성 22점→25점, 배터리 화재 안정성 6점→11점

맥락 읽기

ESS 화재 사고 증가로 안전성 평가 비중 확대

LFP 배터리, 화재 안정성·가격 경쟁력으로 주목

삼성SDI, NCA 기술력·생산체계로 차별화 시도

자세히 읽기

삼성SDI, SBB 컨테이너로 설치·조립 비용 절감

각형 폼팩터·EDI·No TP 등 안전성 기술 강화

국내 유일 완성품 공급·기술대상 수상 등 경쟁력 부각

향후 전망

LG에너지솔루션·SK온, 국내 LFP 생산기반 구축 중

삼성SDI, 단기적으로 NCA 전략 고수

입찰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의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사업자 등록은 지난 5일 오후 3시에 마감됐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는 모두 참여를 확정했으며, 앞으로 약 한 달간 사업계획서 작성에 총력을 기울이며 수주 경쟁에 나선다.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예상을 뒤엎고 전체 물량의 76%를 확보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24%를 차지했다. SK온은 수주에 실패했다. 삼성SDI는 독주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도 NCA로 입찰을 등록할 예정이다.

이번 2차 입찰의 핵심은 평가 기준의 변화다. 가격 점수와 비가격 점수가 각 50점으로 동일 비중을 갖게 되면서, 안전성·기술력·산업 기여도 등 비가격 요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1차 입찰에서는 가격 60점·비가격 40점이었다.

이 같은 조정은 ESS 화재 사고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비가격 항목 중 '화재 및 설비 안전성' 항목은 22점에서 25점으로 확대됐고, 특히 '배터리 자체 화재 안정성' 점수는 6점에서 11점으로 대폭 상향됐다. 산업경제 기여도 역시 24점에서 25점으로 1점 늘었다.

조정된 기준은 상대적으로 화재 안정성이 높은 LFP 배터리를 앞세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FP는 열폭주 개시온도가 270도 수준으로 삼원계 대비 60~90도 높아 안정성이 우수하며, 가격도 NCA·NCM보다 10~20% 저렴하다. 반면 NCA는 에너지 밀도와 대용량 설계에 유리하지만, ESS처럼 부피 제약이 크지 않은 환경에서는 비교 우위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1차 입찰에서 삼성SDI 독주에 기여했던 '국산화' 요건도 이번에는 차별점이 되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에 2027년 1GWh 규모의 ESS용 LFP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고, SK온도 서산 공장의 일부 전기차 라인을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3사 모두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SDI는 LFP 우세론을 일축하고 NCA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ESS용 LFP 생산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다. 삼성SDI는 ESS용 NCA 사업을 일찍부터 본격화해 생산·공급 체계를 갖춘 반면, ESS용 LFP는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생산 거점도 없어 내년 4분기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양산이 시작될 예정으로, 이번 입찰의 '국산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삼성SDI는 그동안 NCA 기반의 기술력으로 초격차 경쟁력을 쌓았다고 강조한다. 삼성SDI는 울산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완성품(SBB 컨테이너)' 형태로 공급하는 국내 유일 업체로, 설치·조립 비용을 크게 낮춘 것이 1차 입찰에서 높은 수주 비율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SBB는 20ft 컨테이너 내부에 배터리 셀·모듈·랙·안전장치·공조설비 등을 일체형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고객이 개별 구성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설치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된다.

NCA가 LFP 대비 화재 안전성에서는 약점이 있지만, 삼성SDI는 각형 폼팩터를 적용해 내구성과 열 방출 성능을 강화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소화 시스템 EDI와 열 전파 방지 기술 No TP를 적용해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한다. EDI는 셀 이상 발생 시 모듈 내부에 소화 약제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며, No TP는 열전파 확산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삼성SDI는 최근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기술대상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전기안전공사와 ESS·UPS 등 배터리 산업 안전 강화를 위한 MOU도 체결하며 정부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 안전성 기술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각형 배터리의 내구성과 첨단 안전성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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