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배터리 업체 3곳 중 하나는 없어져야?"...강제 구조조정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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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업체 3곳 중 하나는 없어져야?"...강제 구조조정 가능성은

등록 2026.01.15 17:44

수정 2026.01.15 18:19

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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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단비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 급성장 속 국내 3사 모두 적자로공급계약 잇따른 취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구조조정 필요 목소리도···복잡한 이해관계가 변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K-배터리 업계를 관통하는 위기 인식은 더 이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수요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면 실적 반등의 신호가 먼저 나타나야 하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예외 없이 적자 국면에 진입했고, 조 단위 공급 계약 취소와 설비 가동률 하락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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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K-배터리 업계가 일시적 수요 정체가 아닌 구조적 불황에 직면

중국 기업의 급성장과 공급 계약 취소 등 악재가 이어짐

정부와 업계가 대응 방안을 논의 중

숫자 읽기

국내 3사 배터리 업체 점유율 2023년 48.5%→2024년 44.1%→2025년 37.1%로 하락

삼성SDI 2023년 연간 적자 1조7204억원 추정

LG에너지솔루션 2025년 4분기 영업손실 1220억원 전망

중국 CATL 2023년 1~11월 배터리 사용량 121.2GWh, 점유율 29.2%

자세히 읽기

LG에너지솔루션, 13조5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 해지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등 소재업체도 유급휴직·희망퇴직 등 자구책 시행

배터리 3사 모두 2023년 4분기 영업손실 전망

맥락 읽기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 80% 이상 점유

K-배터리 업계, 저마진·공급과잉 구조에 빠질 우려

삼성, SK, LG 등 대기업 계열사라 구조조정 쉽지 않음

향후 전망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용 ESS 시장 성장에 주목

전문가들, 정부 주도 구조조정보다는 기업 자구책과 산업 생태계 점검 강조

구조조정 논의는 업계 현실 인식과 이해관계 조정이 전제되어야 가능

게다가 반도체 산업처럼 판을 뒤집을 만한 'AI 수요'와 같은 결정적 전환점도 배터리 산업에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하면, K-배터리 산업이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적 불황의 초입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진단이 힘을 얻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를 비롯해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주요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잇따른 공급 계약 차질과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대응 방향과 업계의 자구책을 함께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배터리 시장이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와 업계가 함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석유화학 산업이 겪었던 구조적 침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업계 차원의 다양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사실상 구조조정 필요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산업부는 '기업 수 축소나 강제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업계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부터 분기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도 3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연간 기준 적자 규모는 1조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SK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이후 2024년 3분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적자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맏형으로 불리던 LG에너지솔루션마저 예외는 아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22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배터리 3사 모두 동시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점유율 하락도 구조적 위기론에 힘을 싣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7.1%로 집계됐다. 2023년 48.5%, 2024년 44.1%에서 가파르게 낮아진 수치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뚜렷하다. CATL은 같은 기간 배터리 사용량이 121.2GWh로 전년 대비 37.5% 증가하며 점유율 29.2%를 기록했다. BYD는 사용량이 138% 급증한 31.9GWh로, 점유율을 7.7%까지 끌어올리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계약 취소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열흘 사이 포드와 FBPS와 체결했던 총 13조5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해지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역시 GM, 테슬라와의 양극재 공급 계약 물량이 축소됐다.

이 여파로 소재업계를 중심으로 유급휴직과 희망퇴직도 현실화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자기개발휴직제도를 도입했고, SK온 협력사인 삼구아이앤씨도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단행했다. 업황 둔화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배터리 산업 역시 석유화학처럼 구조조정 논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실행 가능성이다. 배터리 3사는 모두 삼성·SK·LG라는 대기업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단순한 사업 논리를 넘어 그룹 차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만 보면 삼성SDI가 가장 낮지만,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SK온은 부채비율이 높아 조정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SK그룹이 합병과 재무 지원을 통해 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구조조정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력 면에서는 앞서 있지만, 그룹 전반의 실적 부담이 변수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배터리 업계는 데이터센터 확장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ESS 수요를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있다. 특히 ESS용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지만, 이 시장 역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점유율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경쟁 환경은 쉽지 않다.

소재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 가능한 자기개발휴직제도를 도입했다. 에코프로는 생산조정에 들어갔다. 다른 업체들도 희망퇴직이나 전환배치 등에 나서는 등 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산업은 단기 경기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경쟁력 저하가 누적돼 있다"며 "당장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보다는 기업의 자구 노력과 산업 생태계 전반을 점검하는 재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조조정은 현실 인식과 이해관계 조정이 성숙했을 때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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