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분기 중 지방 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예대율 완화대출 여력 최대 21조원 공급 기대···은행권, 부실 우려에 난색건설·부동산 침체···지방銀 수익성·건전성 악화에 부담 작용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지방 소재 및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에 대한 예대율 기준을 완화하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해 다음 달 11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지방 우대금융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올해 1분기 중 실행될 예정이다.
핵심은 은행이 예대율을 산정할 때 지방 소재 기업 대출에 적용하는 가중치를 낮추는 데 있다. 현재 85%인 기업대출 가중치는 80%로, 100%인 개인사업자 대출 가중치는 95%로 각각 하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가중치가 낮아지면 은행은 같은 규모의 예금을 보유하고도 더 많은 대출을 내어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조치를 통해 은행권의 지방 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여력이 최대 21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비수도권 대출 규모는 약 633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지방 기업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이 지방에 '돈줄'을 풀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은행권은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그간 비수도권 경제를 짓눌러온 부동산 침체는 물론이고 지방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건설업마저 대출 부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건설업 의존도가 적지 않은데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적체 등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또한 0.51%로 집계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시중은행보다 지역 기업 비중이 월등히 높은 지방은행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지역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위기를 감당해와야 했던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당국의 권고 속에 대출을 늘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건설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건설업계 신용 전망에 대해 "미분양에 따른 대금 회수 난항, 신규 착공 감소에 따른 선수금 감소 등으로 건설사들의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되는 흐름"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정책만으로는 얼어붙은 지방은행의 금고를 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방은행들이 대출을 늘리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는 '자본 비율(BIS비율)' 관리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해당 대출의 위험가중치(RW)가 올라가 은행의 자본 비율을 갉아먹는 구조다. 이에 기업대출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 경기가 나날이 안 좋아지는데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다가 부실이 터지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은행 몫"이라며 "특히 지방은 건설·부동산 비중이 적지 않아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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