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김영섭 '인사·조직' 이견···그룹 인선 '올스톱'박윤영 號 출항 전 암초···조직 정비·사업 계획 '제동'김영섭 '버티기' 돌입···인사 파행에 조직 내홍 현실화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임원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모양새다. 당초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렇다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논의 자체가 없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윤형 후보 측이 새로운 체제 출범 전 김영섭 현 대표와 만나 인사 방향을 조율하려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는 게 KT 안팎의 전언이다. 회동 당시 박 후보 측은 김 대표에게 재임 시절 영입한 임원을 일부 정리해달라는 뜻을 내비쳤으나, 김 대표가 거절하면서 파행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오는 3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모두 채우면서 현직 CEO로서의 권한을 행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후보 입장에선 취임 전 암초를 만난 격이다. 통상 차기 대표로 내정되면 현직 대표의 권한을 활용해 인사와 조직 개편을 선제적으로 단행하는 게 관례로 여겨졌는데, 이번에는 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어서다.
정규 프로세스는 아니지만, 차기 대표가 인사와 조직 개편을 주도하는 데는 여러모로 유익한 측면이 있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차질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후보도 이런 이유에서 오는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전에 조기 인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사 논의가 원점에 머물면서 KT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해졌고, 조직 정비 역시 지연되고 있다.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김 대표가 지난해 연임을 포기한 이후 자신이 영입한 인력을 보호하는 데 주력한 것처럼 비쳤다는 이유다.
실제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부문장급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사회의 인사 권한을 키우고 대표이사의 힘을 약화시킨 격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CEO가 취임하더라도 기존 임원을 교체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간 외부에선 현 대표와 가까우면서도 전략·신사업 관련 부문을 담당해 온 일부 임원을 박 후보 체제에서의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다. 따라서 업계에선 해당 조치의 이면엔 이사회 권한 강화로 이들을 보호하려는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해당 이사회 규정 개정으로 수뇌부 내홍을 점치는 이들도 많았다. 이사진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차기 수장과 임원 인선 과정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어서다. 인사 파행으로 우려가 현실화된 모양새다.
이런 배경에서 사외이사 교체론도 대두되고 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최양희·윤종수·안영균·조승아 이사 등 4명이다. 최대주주 계열사 사외이사 겸직 금지 위반으로 퇴임한 조승아 이사를 포함해, 공석 1명과 임기 만료 3명 자리에 대한 공개 모집 절차를 밟고 있다. 구조 개선을 위해 전체 8명 사외이사 중 최소 4명 이상을 교체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섭 대표 본심이 세간에 드러난 것"이라며 "김 대표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으니, 박 후보가 굽히지 않은 한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김 대표를 두둔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대표 체제에서 인사와 조직 개편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며 "단기간에 간극을 좁히고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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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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