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M 중심의 분업으로 시장 진입 간소화생산·품질에서 글로벌 대응까지 지원 확대스타 브랜드의 연속 성장에 산업 신뢰 상승

과거 화장품 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은 제조업이었다. 연구개발 인력과 생산 설비, 품질 관리 조직을 직접 갖춰야 했고, 공장 설립에는 수십억 원의 초기 투자가 필요했다. 최소 생산 수량도 2만~5만 개 수준으로, 소규모 브랜드가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 조건을 바꾼 것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이다. ODM을 활용하면서 설비 투자 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고, 최소 생산 수량은 수백~수천개 단위까지 낮아졌다. 개발 기간도 수개월에서 수주 단위로 단축됐다. 화장품 사업이 대규모 자본을 전제로 한 산업에서, 기획 중심 산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ODM은 제조를 넘어 역할을 점차 확대했다. 단순 생산을 넘어 제형 개발, 안정성 시험, 품질 관리, 패키지 설계, 국가별 인허가 대응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인디브랜드는 제조와 규제 부담을 줄이고,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국내 ODM 업계의 선도주자 한국콜마는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중심의 제조 체계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제공한다. 한국의 TSMC로 불리는 코스맥스는 글로벌 규제 대응과 현지화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브랜드 성장의 숨은 조력자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빠른 상품화와 소량 다품종 대응에 특화해 인디브랜드의 글로벌화를 돕고 있다.
ODM이라는 전문 제조 인프라는 K-뷰티 인디브랜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8% 증가한 33억1000만 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수출 기업 수도 최근 수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새로운 브랜드의 등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진입 비용과 시간이 낮아진 산업에서는 브랜드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며, 그 과정에서 일부는 자연스럽게 스타 브랜드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 스타 브랜드의 성공은 다시 K-뷰티 전반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끌어올리고, 후발 브랜드의 진입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의 핵심은 지속성이다. 일부 인디브랜드가 시장에서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브랜드가 다시 유입될 수 있는 조건이 유지된다. 진입 비용과 시간이 낮아진 만큼, 시장은 반복적인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강화된다.
K-뷰티의 경쟁력은 새로운 브랜드가 계속 등장하고 경쟁할 수 있는 산업 구조에 있다. ODM을 중심으로 한 분업 체계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패 비용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을 진화시킨다. 트렌드가 바뀌어도 제조·품질·규제 대응 역량은 축적된다. 이 축적된 인프라가 다시 다음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에서, K-뷰티는 일시적 붐을 넘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산업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certa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