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DB 김준기 회장 17개 위장계열사 논란 파장...공정위가 문제삼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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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김준기 회장 17개 위장계열사 논란 파장...공정위가 문제삼은 것들

등록 2026.02.09 17:55

전소연

  기자

공정위, 김준기 DB 창업회장 검찰에 고발재단 2곳·법인 15곳 위장 계열사로 둔갑"재단회사들 통해 사적 이익 추구" 지적

DB 김준기 회장 17개 위장계열사 논란 파장...공정위가 문제삼은 것들 기사의 사진

▲2개 재단·15개 회사 DB 소속 법인에서 누락 ▲공시대상 기업집단 등 지정 자료 허위 제출 ▲총수 일가 지배력 유지를 위한 재단회사 활용 ▲공정거래법 각종 규제 면탈···.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정조준했다. 김 창업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 회사 등 재단 2곳과 회사 15곳을 DB 소속 법인에서 누락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문제가 된 회사는 총 17곳이다. 이른바 '위장계열사'로 분류된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가 DB그룹 계열사임에도 계열사가 아닌 것처럼 관리되며 공정거래법상 규제와 감시를 피해왔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늦어도 이 무렵부터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사익을 도모하기 위해 재단과 그 산하 회사들을 활용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겉으로는 복지재단과 독립 법인의 외형을 갖췄지만, 실제로는 김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서 DB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지원해왔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대표 사례로는 DB하이텍과 DB아이엔씨가 지목됐다. 공정위는 두 회사를 김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봤다. DB하이텍은 DB 소속 비금융 계열사 가운데 재무 규모가 가장 크지만, 김 창업회장 측 지분율은 자사주를 제외하면 23.9% 수준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재단회사들이 총수 지배력 보완 수단으로 동원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0년 DB하이텍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자 재단회사들은 DB캐피탈로부터 대출을 받아 DB하이텍이 보유하던 불필요한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재단회사들이 독립적인 의사결정 주체라기보다 총수 지배력을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구조는 2016년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 김 회장 측은 재단회사 전담 관리 직위를 신설하고 측근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해 조직적 관리에 나섰다. 공정위는 이 시점을 김 회장이 재단회사들에 대해 본격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단계로 봤다.

이후 재단회사들은 DB아이엔씨와 DB하이텍 등 지배력 유지에 핵심적인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금·자산 거래에 지속적으로 동원됐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이들 회사를 장기간 계열에서 누락해 공정거래법상 각종 규제를 회피하고, 부당 지원과 사익 편취에 대한 감시를 피해왔다고 판단했다.

개인적 사익 편취 정황도 적발됐다. 김 창업회장은 2021년 개인 자금이 필요해지자 재단회사 중 하나인 빌텍으로부터 220억원을 대여받았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중도 상환을 했다가 이를 취소하면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소회의 의결을 거쳐 김 창업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등 지정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적발 대상은 동곡사회복지재단과 동곡산림문화재단 등 재단 2곳과 빌텍·삼동흥산·뉴런엔지니어링·탑서브·코메랜드(구 삼동랜드)·상록철강·평창시티버스·강원흥업·강원일보·강원여객자동차·동구농원·양양시티버스·대지영농·동철포장·구미자원 등 법인 15곳이다.

이 가운데 삼동흥산과 빌텍, 코메랜드 대표이사에는 DB 소속 회사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업계에서는 DB와 재단회사 간 임직원 겸임과 인사 교류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동흥산 신해철 대표는 2001년 DB그룹에 합류해 동부 및 동부CNI(현 동부아이엔씨)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2010년 동부CNI 컨설팅 부문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5~2020년 DB하이텍 사장을 지냈다. 이후 2021년 빌텍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현재 빌텍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빌텍은 삼동흥산의 종속회사다.

DB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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