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세장 블랙홀에 빨라진 '머니무브'은행권 수신고 록인(Lock-in) 총력한은 '매파적 동결' 속 조달 비용 부담↑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8000' 시대를 열며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증시로의 '머니무브(자금 이동)'를 방어하고 수신고를 지키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선제적으로 3%대 금리를 돌파했으며,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속속 금리 인상 릴레이에 동참하며 3%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초강세장이 연출되면서 은행권의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막대한 매수세가 쏠리면서 예·적금에 머물던 안전자산이 발 빠르게 증시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은행권은 잇달아 수신 금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등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최고 0.2%포인트(p)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20%에서 3.40%로, 1년 만기 자유적금 금리는 연 3.35%에서 3.45%로 각각 올라 3%대에 안착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3% 이상으로 유지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3% 고지를 향해 바짝 다가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고금리 상품인 'NH올원e예금'을 통해 연 2.95%의 금리를 제공하며 수신 자금 록인(Lock-in)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5%p 인상했다. 대표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연 2.85%에서 2.90%로 상향 조정되며 3%대 진입을 코앞에 뒀다. 6개월 만기 예금금리 역시 2.70%에서 2.85%로 뛰었다.
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p 인상했으며, 우리은행 역시 '우리 원(WON) 플러스 예금' 금리를 최대 0.1%p 올렸다. 하나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비슷한 폭으로 상향 조정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아직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가 3%에 완전히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현재의 인상 속도를 감안하면 조만간 3%대 상품이 줄을 이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권의 금리 인상 릴레이는 증시 호황에 따른 자금 이탈 방어 외에도 거시경제 지표 불안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추세가 근본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으나 시장은 이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이 오는 7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은행채 등 지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수신 금리 인상이 조달 비용을 높여 결국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점으로 꼽힌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를 돌파한 상태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시장금리마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당분간 수신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 8000 시대의 이면에서 자금을 묶어두려는 은행과 수익을 좇아 떠나려는 투자자 간의 팽팽한 눈치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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