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 글로벌 기준으로 재평가ADR로 거래 비용 낮추고 접근성 향상 기대코스피 반등, 실적 중심 장세 전환 가능성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체계를 글로벌 AI 자본시장 기준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소외됐던 외국인 수급이 ADR을 계기로 복귀함에 따라 국내 증시가 실적 장세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빠르면 오는 8월 상장 예정인 SK하이닉스 ADR은 환전, 세금, 결제 등 해외 투자자의 거래 비용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는 장치"라며 "국내 시장의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엔비디아 밸류체인 기업으로 비교군이 바뀌는 리레이팅(재평가)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과 일본은행(BOJ) 정책 변경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이례적으로 다수 발동했지만 이는 구조적 붕괴가 아닌 매수·매도세의 급격한 과열과 냉각 반복이라는 해석이다. 김두언 연구원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및 BOJ 인상 우려 등은 이미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소음"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수급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완화가 꼽힌다. 최근 중동 지정학적 프리미엄 축소로 하락세를 보이는 유가는 한국 경제의 수입물가 부담을 낮추고 환율 안정을 유도해 외국인 자금 유입의 명분을 제공할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의 신용융자는 29조원 수준까지 확대된 만큼 증시의 추가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복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번 SK하이닉스의 ADR은 과거 국내 기업들의 민영화와 글로벌화 목적과는 성격이 다르다. 핵심은 '글로벌 AI 자본시장 편입'이다. 발행 규모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존재하지만 조달 자금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등 인프라 확충에 쓰인다면 성장을 위한 선불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나스닥 관련 지수나 글로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 요소다.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일정으로는 오는 24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이달 말 ADR 세부 내용 공개, 다음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확인 등이 꼽힌다.
김 연구원은 "금리 공포가 진정될수록 시장의 시선은 다시 기업 이익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AI 시대의 병목을 쥐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주도주 중심의 접근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