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500원 밑 원·달러 환율, 금리와 반도체가 열쇠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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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밑 원·달러 환율, 금리와 반도체가 열쇠 쥐었다

등록 2026.07.09 17:51

문성주

  기자

9일 원·달러 환율 1500원 하회 이후 반등···전날 종가 1498.5원외국인 매도·강달러가 끌어올려···금통위·하이닉스 ADR 분수령시장에선 1490~1520원 공방 무게···외국인 수급 진정 여부 관건

원·달러 환율이 4일 오후 서울 시내 사설 환전소 시세현황판에 1505원으로 나타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원·달러 환율이 4일 오후 서울 시내 사설 환전소 시세현황판에 1505원으로 나타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1550원대까지 치솟으며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밑돌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500원 선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1498.5원을 기록, 지난 5월 14일 이후 37거래일 만에 1500원대 아래로 내려오며 고환율 압력이 일단 숨을 고르는 형국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559원까지 치솟는 등 장중 1560원선을 위협한 바 있다. 환율 상승의 배경은 자금 흐름이 꼽힌다. 국내 증시가 AI·반도체 랠리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차익실현 매도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원화 매도·달러 매수 압력이 커졌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 미 국채금리 부담, 달러 강세,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원화는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도 약세 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주는 환율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흔들리면 외국인 자금이 빠지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구조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뒤 조정에 들어간 점도 외환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수출 호조가 달러 공급 기대를 키우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더 크면 환율 하락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00원 하회하는 등 달러 강세·원화 약세 구조가 다소 약해지기 시작했다. 미국 고용 둔화와 경기 우려로 달러 강세가 주춤했고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도 환율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개선 기대가 더해지며 원화 약세를 되돌리는 재료가 됐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대도 원화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의식해 매파적 신호를 낼 경우 원화 강세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유지해왔으나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하락세가 추세로 굳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강한 긴축 신호를 내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되지만, 연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한미 금리차 축소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SK하이닉스 ADR도 주요 변수다. 대규모 미국 상장이 흥행하면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해외 투자 수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공모 이후 주가가 부진하거나 AI 반도체 고평가 논란이 커지면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추후 환율 전망은 ADR 자체보다 이를 계기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가 진정되는지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90원~1520원대에서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금통위가 매파적 신호를 내고 SK하이닉스 ADR이 순조롭게 소화되며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되면 환율은 1500원 아래 안착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가 커지고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지면 1530원대 재진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과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달러 유입 기대가 커졌다"며 "여기에 전체적 유가 수준이 떨어진 부분이 기존 고유가에 취약성이 노출됐던 아시아 통화의 리스크를 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이 시장에 짙게 드리울 가능성이 크고,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저가매수 유입과 잔존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날 환율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실수요 매수에 상승 압력이 우세하겠지만 수출 네고에 상단이 제한되며 1510원 중심의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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