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국내 감산 속 정반대 증설 정유·석화 통합 원가 경쟁력 시험대9조2580억원 투자, 초기 가동률 성패 좌우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에틸렌 설비 감축에 나선 가운데 에쓰오일이 정반대 행보에 나선다. 9조2580억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180만톤(t) 규모의 에틸렌 증산을 준비중이다. 공급을 줄이는 시장에 신규 물량을 더하는 만큼, 원가 경쟁력과 초기 가동률이 투자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 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샤힌 프로젝트의 설비 검증과 시운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기계적 완공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운전에 들어가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에쓰오일은 에틸렌 180만t을 포함해 연간 약 315만t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 정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석유화학 비중을 확대해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에틸렌 공급 과잉에 직면했다. 정부와 업계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연간 270만~370만t 규모의 생산능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산과 여수 지역 설비 재편이 현실화하면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약 250만t이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샤힌에서 추가되는 180만t 물량은 감축 효과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결국 샤힌의 승부처는 생산량이 아니라 원가 경쟁력이다. 에쓰오일은 정유 공정에서 석유화학 원료를 자체 조달하고,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기술을 적용해 기존 NCC 대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원료의 약 83%를 정유 공정에서 조달할 수 있어 원료 가격 변동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9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안정적인 가동률 확보와 시장 상황에 맞는 수익성 확보가 필수다.
특히 신규 석유화학 설비는 초기 안정화 과정이 필요해 설계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에틸렌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낮은 원가 구조를 갖추지 못할 경우 대규모 투자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에틸렌 시장은 규모보다 원가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샤힌 프로젝트는 공급 과잉 시대에 신규 설비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설비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사업"이라며 "완공 검증을 마치는 대로 시운전을 거쳐 상업 가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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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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