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워싱턴에 K조선 '베이스캠프'···美 함정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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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 K조선 '베이스캠프'···美 함정 시장 공략

등록 2026.07.14 10:03

이건우

  기자

한미 조선협력센터 23일 출범정부·기업 잇는 공식 창구 마련조선 3사 현지 생산·MRO 등 협력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미국 함정시장 공략의 '전진기지'가 워싱턴에 들어선다. 국내 조선사들이 개별적으로 미국 조선소를 찾아다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미 양국 정부가 참여하는 공식 창구를 통해 사업 발굴과 협력을 추진하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이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을 연다. 지난 5월 산업통상부와 미국 상무부가 체결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센터 출범을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이 정책 논의를 넘어 실제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현지 거점 역할을 맡는다.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 교류, 직접투자 지원은 물론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향상과 전문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정부와 해군, 조선·방산 관련 기관이 밀집한 워싱턴 D.C.를 거점으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 시장 공략 방식이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 조선소와 방산업체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사업 기회를 찾아왔다. 앞으로는 센터를 통해 미국 정부와 업계의 수요를 공유하고 국내 기업의 기술과 투자 제안을 연결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함정 건조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스마트야드 구축, 생산관리 기술 이전, 핵심 기자재 공급 등으로 협력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 조선업계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 국방부와 해군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전투함 건조 관련 정보요청서(RFI)를 보냈고, 중형 급유함 사업에는 삼성중공업까지 참여를 요청했다. 마스가 논의가 시작된 이후 미국 정부가 국내 조선사들의 함정 건조 역량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조선 3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함정·상선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도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협력을 추진하며 군수지원함과 상선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장벽도 있다. 미국은 군함과 주요 선체를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연안 운송 상선도 존스법에 따라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 당분간은 미국 조선소와 공동 건조하거나 설계·생산관리 기술, 스마트야드, 기자재 공급 등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국내 조선사와 미국 정부를 잇는 대관 창구 역할을 하면서 함정 건조와 MRO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 등 동맹국에도 협력의 문을 열어둔 만큼 센터 개소 자체보다 실제 수주와 투자로 이어지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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