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정관장, 프리미엄 증류주 출시···미국 시장 공략위스키·데킬라와 경쟁 불가피···유통망 확보가 최대 과제
국내 주류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프리미엄 전통 증류주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푸드와 K컬처 확산으로 높아진 한국 식문화 관심을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기존 주류업체들도 해외 시장 확대에는 신중한 만큼 브랜드 경쟁력과 유통망 확보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는 전통 증류주를 신사업으로 육성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일소주 중심이던 K주류 수출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자리(jari)'를 선보이며 전통주 사업에 진출했다. 생산은 지역 양조장과 협업하고 자체 브랜드 개발과 글로벌 유통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첫 진출 지역은 미국이다. 올가을 뉴욕을 시작으로 한식 레스토랑과 프리미엄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 뒤 해외 주요 도시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관장도 전통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라면세점과 전통 증류소 류(RYU)와 협업해 홍삼 담금주 '류 레드53'을 출시했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한국 전통주와 홍삼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식품업계가 전통주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K푸드의 해외 확산이 있다.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식과 함께 소비할 수 있는 주류까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은 일반 가공식품보다 브랜드 차별화가 쉽고 가격 경쟁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식품업계의 전통주 사업이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한국 술보다 위스키와 데킬라, 와인 등 기존 주종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다.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제품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브랜드 설명과 음용 방식 제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기존 주류업체들이 해외 확대에 신중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롯데칠성음료는 '여울'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수출 확대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프리미엄 증류주는 가격대가 높은 만큼 현지 유통 채널 확보도 중요하다. 대형 유통망에 입점하더라도 판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식당과 면세점 등 한국 식문화에 익숙한 채널을 넘어 현지 일반 소비자까지 접점을 넓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식품기업의 브랜드 운영 능력과 해외 유통망이 전통주 사업 확대에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K푸드 인지도만으로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전통 증류주는 아직 생소한 제품에 가깝다"며 "제품 출시 이후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음용 문화를 알리고 안정적인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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