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 '보유'서 '거주' 중심 전환실수요 중심 외곽 지역 강세 이어져세제 개편 영향 강남권 상승세 둔화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이 확대되면서 서울 외곽과 경기 비규제 지역 등이 실수요 유입을 바탕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해 세제 혜택의 기준을 보유 기간에서 실제 거주 기간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1가구 1주택자는 보유 공제가 폐지되는 대신 거주 공제율이 연 8%, 최대 80%로 확대된다. 비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도 보유 기간이 아닌 거주 기간에 따라 연 2%, 최대 30%를 공제받으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초고가 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신설해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까지만 공제한다. 이에 따라 장기 실거주자는 기존 혜택을 유지할 수 있지만, 비거주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가격대별 수요 이동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부담이 커지는 초고가 주택은 매수·매도 모두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는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경기권 비규제 지역에 대체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세제개편안 발표 전부터 시장에서는 가격대별 차별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랐지만, 강남권과 중저가 지역 간 상승폭은 엇갈렸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중랑구는 전주 0.40%에서 0.53%로 상승폭을 키우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도 0.43%에서 0.46%로 오름세가 강해졌다.
이외 성북구(0.39%), 강북구(0.33%), 금천구(0.35%), 구로구(0.30%) 등도 서울 평균 상승률(0.25%)을 웃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상승세가 둔화됐다.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 상승률은 전주 0.18%에서 0.13%로 축소됐고, 서초구(0.05%), 강남구(0.07%), 송파구(0.20%)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용산구 역시 전주 0.18%에서 0.13%로 오름폭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 영향으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가 주택은 세 부담 변화와 거래 위축 여부를 확인하려는 관망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부담과 서울 대체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방어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직접적인 영향은 강남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저가 지역과 외곽 지역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내 집값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비규제 지역도 대체 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곽 지역 역시 무조건적인 상승보다는 실수요 중심의 선별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세 시장 불안과 매매 전환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가운데, 투자 목적의 매수세는 이전보다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외곽 지역은 전·월세 물량 감소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매물이 장기간 누적되기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절세 목적의 거주요건 강화로 중저가 주택을 장기 보유·실거주하려는 수요는 유지될 것"이라며 "반면 갭투자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는 세제·대출·규제지역 지정 등 복합 규제로 시장 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 등 상급지 시장은 세제 변화에 따른 거래 심리 위축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보유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주택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정책 방향을 확인한 뒤 움직이려는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시장은 지역별 양극화 흐름 속에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외곽의 중저가 지역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보합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상급지는 선호 수요를 바탕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등 초고가 시장은 절세 목적의 증여나 '똘똘한 한 채' 중심의 수요 외에는 일반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거주 중심 세제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내 선호 입지에 대한 수요 집중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이번 세제개편이 단기간에 가격 흐름을 꺾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가 일부 매도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거주용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강화되면서 입지가 우수하고 주거 편의성이 높은 수도권 상급지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령자의 비수도권 이주를 위한 세제 감면이 마련됐지만, 전반적인 세제 개편 방향이 실거주 자산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지방과 외곽 지역은 가격 하락 압력이나 거래 정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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